"순수예술 지원으로 문화발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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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예술 지원으로 문화발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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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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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예총회장 송수웅
 
 
  지난 4년 동안 포항예총 지부장의 중임(重任)을 맡아 때로 암초에 부딪혀서 깊이를 모를 곳으로 침잠(沈潛)해 가는 암울함도 맛보았지만, 높이 비상(飛上)하기 위한 날갯짓의 흥분됨도 느꼈었다.
 최근 확보한 `예총회관’과 환호 해맞이공원의 야외공연장은 흐뭇함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다. 환호 해맞이공원에 큰 규모로 지어지는 미술관 또한 포항의 시민으로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건물이 될 것 같다.
 `포항예총’의 홈페이지가 새로 단장되어 각종 행사와 소식에 대한 알림터가 되어 있고, `포항예술’지가 창간되어, 지역 문화계의 동향을 알리게 됨도 기쁘게 생각한다.
 수 년 간 공터로 방치되어 민망했던 육거리 시민회관 터에 대해, 각계의 단체와 인사들을 설득하고 노력을 기울인 끝에, 드디어 중극장 규모의 전시장, 공연장을 갖춘 예술회관 건립 결정으로 결실을 맺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육거리 상가와 공연장을 투명 구름다리로 연결하여, 상가도 활성화시키고 아름다운 구름다리 구조물이 어우러진 또 하나의 관광 명소를 만들어 낸다면 금상첨화가 되지 않을까 욕심을 내어 본다.
 그러나 포항시정을 대표하는 기관들의 예술에 대한 인식을 생각하면 한 사람의 예술인으로 마음이 아프고 한숨이 나온다. 순수 예술을 그 자체 작품성이나 수준으로 평가하지 않고, 관객의 수나 관객의 호응도 만으로 평가하려 한다면 숫자에 연연하는 질 낮은 예술이 생산될 수밖에 없다. 75만 규모의 도시를 지향(志向)하는 포항의 미래에 걸맞게 모든 문화가 조화롭게 발전해 나가야 하므로 순수 예술을 더욱 지원하고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극소수의 예술가를 제외한 대다수의 전업예술인들은 예술 활동을 지속하는 시도 자체가 생계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예술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춥고 배고픈 게 예술인의 길이라 하지만 생계가 위협받는 현실에서 진정한 걸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제 우리 포항의 위상을 높여가기 위한 방향을 설정하면서 문화예술이 함께 발전해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하나의 예술 관련 사안은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 음악회나 축제 등은 별다른 자원이 없이도 모든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가지게 하며, 그 자체로 하나의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연오랑 세오녀’의 설화는 우리의 커다란 문화자산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설화 그 자체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대형 뮤지컬로 기획하여, 불빛축제 기간에 함께 공연되는 문화 상품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포항은, 저력이 있는 도시다. 깊고 푸른 바다와 뛰어난 산세, 그리고 옛 문화재가 어우러져 있고, 게다가 우리나라 최고의 철강도시로서 경제력까지 갖춘, 예술이 발전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이 갖추어진 곳이 바로 우리 도시의 진면목이다. 1979년, 서울에서 공부를 마치고, 당시만 해도 예술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포항에 다시 내려온 것도 이런 포항의 저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젊은 날의 내 판단이 옳았음에 감사하며, 그 저력을 바탕으로 포항의 예술계는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을 거듭하리라 확신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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