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포항 올해 새롭게 도약해야
  • 이진수기자
문화도시 포항 올해 새롭게 도약해야
  • 이진수기자
  • 승인 202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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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문화재단 대표 장기 공석
클래식 음악 저변 확대 한계
예술단 노조·포항시 갈등으로
애써 쌓아온 문화도시 흔들
올해는 화합과 성숙한 기량
포항시 뚜렷한 문화정책으로
문화 꽃 피는 도시 만들어야

경북 포항의 문화가 주춤거리고 있다.

그동안 애써 쌓아온 ‘문화도시 포항’의 이미지가 시나브로 흔들리는 느낌이다.

몇 년 전으로 되돌아 가보자.

철강도시 포항에서 문화도시 포항으로의 열망과 정책은 지난 2016년 12월 포항문화재단 설립에서 가시화됐다.

재단은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중장기 로드 맵이 필요했기 때문에 오랜 산고 끝에 출범했다.

포항이 변방이라는 지역적 한계로 재단 출범 2년 만인 2019년 1월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차재근씨가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재단은 그 해 5월 봄날 ‘신 입암별곡’을 기획했다. 김명곤씨를 비롯해 일주일 간격으로 유진룡, 도종환 전 문화체육부 장관과 함께하는 인문학 여행이었다.

포항 죽장의 뛰어난 자연경관에 더해 고색창연한 입암서원에서 시민들은 이들과 문화와 삶에 관한 사유적 담론을 나누었다. 획기적이었다.

재단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지역 한계를 탈피하면서 큰 틀의 문화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했다.

2019년 2월 포항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의 상임 성격의 지휘자가 선임됐다. 각각 5년 2개월, 1년 2개월의 지휘자 공석을 메운 것이다.

임헌정 교향악단 지휘자는 첫 공연에서 포항을 음악이 있는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공연 후 무대에 올라 “포항교향악단과 합창단이 전국 최고가 되길 바란다”며 격려했다.

문화재단과 교향·합창단의 수장 취임으로 기존 연극단과 함께 지역 문화예술을 이끌어가는 네 개의 수레바퀴가 완성됐다.

여느 때보다 활기찬 문화활동으로 2019년 12월 포항은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다. 이는 포항이 문화도시라는 일종의 증명서이다.

재단은 5년 간 최대 200억 원을 지원받게 돼 시민의 문화적 성장, 문화의 다양성 확보, 지속가능한 문화 성장 동력 마련 등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꿈틀로, 중앙아트홀, 영일대해수욕장 등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이어졌다.

양 만큼이나 질적 수준도 상당했으며 시민들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었다. 포항이 문화도시로 성큼 다가가고 있었다.

그런 포항의 문화가 어느 순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차 대표가 임기 2년을 마치고 지난해 1월 포항을 떠났다.

포항시는 후임 대표를 찾기 위해 옥석 고르기에 나섰으나 벌써 1년이 흘렸다.

재단 직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수장의 장기간 공석은 조직 운영이나 포항 문화의 정체성과 방향, 행사 기획 및 추진 등 굵직한 현안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에나 적임자를 구할 것으로 보여 대표 없는 재단 운영이 더욱 길어질 모양새다.

교향악단과 합창단도 시민들을 공연장으로 모으는데 한계라는 지적이다.

클래식이 대중음악과 달리 메니아 중심이라 하지만, 일반 시민들까지 끌어 들일 수 있는 감동과 매력을 던져 주는 것은 일차적으로 이들 몫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외부적 요인도 작용했지만, 저변 확대를 위한 공연 기획 등에 있어 아쉬운 모습이다.

시민들이 클래식에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는 부분은 교향·합창단이 고민하고 성찰해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클래식도 대중의 사랑과 박수로 예술적 꽃을 피운다.

문화재단 대표 공석, 클래식의 저변 확대 한계, 코로나19,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포항시립예술단(교향악단·합창단·연극단) 노조와 포항시의 갈등도 문화 도약에 찬물을 끼얹잖다.

2019년 노조의 단체협상으로 시작된 갈등이 포항시 공무원의 예술단원 성폭력 문제로 증폭됐다.

노조는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을 둘러싸고 시와 2년 정도 갈등과 마찰을 빚었다.

예술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섬세함인데 이런 상태에서 예술단이 오롯이 제 기량을 담아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양측의 대립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피로도는 상당했다. 문화도시로 가는 길목에서 포항이 큰 홍역을 치른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퇴보하고 허물어지기는 한순간이다.

철강에서 문화도시로의 향해가 순풍에 돛 단 것처럼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겠지만, 여러 가지 현안에 있어 구체적인 계획과 추진, 지혜와 상생이 부족한 것은 안타깝다.

올해는 문화예술인들의 화합과 한 차원 높은 기량의 성숙, 포항시의 뚜렷한 문화정책으로 흔들리는 포항의 문화예술을 바로 잡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문화는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위대하기 때문이다.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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