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자본을 가져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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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자본을 가져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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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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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는 노동이 많고 자산은 적지만 나이 들어서는 노동은 적고 자산이 많다. 젊을 때는 노동을, 노후에는 자산을 잘 활용해야 한다. 젊을 때 공부를 하고 전문성을 쌓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려 하는 것은 노동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노후에는 자산의 활용에 대해 관대한 듯 하다. 그냥 축적된 자산에서 곶감 빼 먹듯이 빼서 쓰면 된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다. 자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노후의 풍부한 자산에서 자본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를 산다면 우리는 해당 리츠가 보유한 건물과 땅이라는 자본을 보유하는 셈이다. 그 땅과 건물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고 영업을 해서 수익을 낸다. 땅과 건물도 이 생산과정에서 부가가치를 낸다. 그래서 여기에 대한 대가로 임대료를 받는다. 게다가 부동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른다. 리츠는 임대료를 배당으로 받을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도 얻을 수 있다.

예금도 이자를 주지만 예금은 아무리 오래 보유한다고 해서 예금의 가치가 오르지 않는다. 예금 1억원을 100년을 두어도 이자를 제외하고는 1억원이다. 부동산은 100년 후에 가격이 어떻게 될까? 장기로 볼 때 예금과 부동산의 차이는 이렇게 크다. 예금과 부동산이 비슷하게 보이지만 길게 시간을 확장해서 보면 그 본질적 차이가 드러난다. 자본을 갖는 것의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주식의 지분을 갖는다는 것은 자본을 투자하고 노동을 고용해서 생산에 참여한다는 의미다. 비록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수익에서 임대료, 이자, 임금을 뺀 나머지를 가져 간다. 개인사업 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 보면 장사가 한 번 때를 만나면 돈을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쏟아져 들어온다고 한다. 주식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잠재성이다. 다만, 잘못 투자하면 손실도 크다. 주식가격은 장기적으로 오르는데 주식 투자에서 돈을 벌었다는 개인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나 미국의 종합주가지수 그래프를 그려 놓고 보면 위로 올라가는 데 개인들은 왜 손해를 볼까? 부동산보다 주식 그래프가 더 위로 올라가는데 부동산에서는 번다는데 주식은 왜 못 벌까?

우선, 부동산은 10년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주식은 3년 투자도 길다고 생각한다. 톡방에 보면 6개월에서 1년 투자하는 것도 답답하다고 단타로 운용할 주식을 찾는다. 매일의 주식 수익률은 별다른 의미 없이 임의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사람들은 거기에 패턴이냐 규칙성 혹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달려 든다. 거기에다 사람의 마음은 취약하고 시장의 세력도 있다 보니 개인은 돈을 벌기 어렵다. 부동산은 장기투자, 주식은 단기투자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둘째, 노후에 종목 투자는 가급적 하지 말아야 한다. 우량한 종목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반드시 수익을 얻는다고 한다. 전혀 아니다. 지금 우량한 종목이 10년, 20년 후에도 우량한 종목일지 누구도 모른다. 천하의 노키아(Nokia)도 간단하게 무너져 주가가 고점 대비 95퍼센트 이상 하락했다. 한편, 새로 생겨나서 혁신적인 일을 시도하는 기업을 무시하면 안 된다. 2000년대에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의 기업이 이렇게 성장할 줄은 누구도 몰랐다. 과거 10년 동안의 성과만을 보더라도 주가가 10~20배 올랐다.

주식시장에서는 지금 잘 나가는 곳을 너무 믿지도, 이제 시장에 뛰어든 곳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모두 포용해야 한다. 결국 종합지수를 보유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얘기다. 워렌 버핏은 사람들이 워낙 말을 안 들으니 2008년에 헤지펀드 매니저와 내기를 했다. 자신은 S&P500(미국의 대표적 종합주가지수)에 투자하고 헤지펀드 매니저는 유망한 5개 헤지펀드에 10년 투자했다. 10년 후의 결과는 워렌 버핏의 연 수익률은 7.1퍼센트, 헤지펀드 매니저는 2.2퍼센트였다.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본은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준다. 예금은 100년이 지나도 이자 이외에 원금의 증식은 없으나, 부동산과 주식은 임대료와 배당 이외에 100년이 지나면 자산의 가격이 엄청나게 오른다. 자본과 예금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된다. 장수사회에서 자본을 통해 노후에 많이 보유한 자산의 활용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투자한 자산의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 길게 보면, 이 경우 증여나 상속을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 주는 방법도 있다. 하락할 때 옵션이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가계는 노후에 자본에 비해 예금의 비중이 너무 높아 자산의 활용도가 떨어져 있는 상태다. 자산의 활용도를 높이되 현금흐름을 주는 자본을 중심축으로 하여 노후의 지출에 대비는 해야 한다. 유대인들은 자산을 자기 사업, 부동산, 현금에 각각 1/3씩 배분하라 했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주식 1/3, 리츠와 같은 현금흐름 자산 1/3, 예금과 채권 1/3 정도의 비중에 해당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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