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기후변화로 기상 전망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기상청은 지역별로 보다 세부적인 기상상황을 선제적으로 신속 전파해 달라”며 “경찰은 지자체와 협력해 저지대 진입 통제를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해 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내습 때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7명의 주민이 숨졌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작년 힌남노 때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문제도 결국 사전통제가 이뤄지지 않아서 벌어진 것 아닌가”라는 취지로 질책했다.
윤 대통령의 지적대로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장마로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당국의 집중호우 대처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장마 기간 중 국지성 집중 호우 등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당국이 피해 발생 전에 긴급대피명령, 통행제한구역 설정 등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아 사실상 ‘인재’에 따른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7일까지 이번 장맛비로 전국적으로 사망 40명을 포함해 80여명의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경북 북부지역은 사망 19명, 실종 8명, 부상 17명 등 4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해 전국적으로 피해가 가장 컸다. 그 중 다수의 사망자가 산사태로 인한 토사 매몰로 발생했다. 그동안 폭우로 산사태 발생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이번에도 피해를 막지 못했다.
지난달 말 영주에서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집안에 있던 2세 영아가 매몰돼 숨지는 일이 있었다. 이번에도 영주를 비롯해 예천, 봉화, 문경에서는 산사태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기후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이상기온으로 집중폭우가 잦아지고 있다. 가장 인명피해가 컸던 예천군만 해도 지난 13일부터 사흘 동안 241.9㎜의 비가 내렸다. 예천군의 연간강수량은 1396㎜인 점을 감안하면 일년 동안 내릴 비의 6분의 1이 사흘 새 쏟아졌다는 얘기다.
자연재난은 인력으로는 발생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하지만 철저한 대비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는 있다. 이번 집중호우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인재(人災)로 볼 수 있다. 경북 북부지역은 지난달에도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많은 인명·재산 피해가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더 큰 피해를 낸 것은 대비에 소홀한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이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 상기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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