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잦은 설계변경에 국고 4조 날려… 정밀 감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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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공기업 잦은 설계변경에 국고 4조 날려… 정밀 감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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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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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공기업들이 공사를 시작한 이후에 벌인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해 약 4조 원의 국고를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변경은 이사회 승인이 불필요하다는 허점을 틈탄 과다한 설계변경이 관행처럼 시행되면서 적절성 문제와 함께 혈세 낭비에 대한 무개념 비판마저 일고 있다.

공사 설계 단계에서 아예 변경을 상정하여 방만한 공사비 책정을 도모하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나랏돈을 이렇게 허술하게 써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 양금희(대구 북구갑) 국회의원이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3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에서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공사는 총 453건이며, 모두 2479번의 설계변경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공사 낙찰금액은 약 11조7622억원이었으나 설계변경 후 변경된 공사금액은 약 15조7792억원으로서 총공사비의 4분의1에 달하는 4조원 이상의 공사비가 더 투입됐다.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공사착공과 달리 설계변경은 이사회 승인이 불필요하다는 점이 빈틈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사 1건당 평균 6번의 설계변경이라는 상식을 초월하는 변경 횟수부터 납득을 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설계변경을 진행할 때마다 설계용역비, 행정 비용 등 각종 부대비용도 함께 지출되는 구조가 되어 있어서 실제로는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사비 증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한수원으로서 전체 증액 공사액의 58.2%에 달하는 약 2조2886억원을 증액했다.

이어서 한전(약 6878억), 서부발전(4016억), 중부발전(2748억), 동서발전(2217억), 남동발전(1068억), 남부발전(354억) 순이었다. 이들은 발전소 건설, 보강, 정비 외에도 사옥, 사택 신축마저도 수시로 공사비를 증액했다.

가장 많은 액수가 증액된 공사로는 한수원으로 2015년 체결한 신고리원자력 5,6호기 주설비공사로서 당초 1조1775억원으로 낙찰됐으나 2023년 7월까지 9번의 설계변경으로 약 4474억원이 증액되어 총 1조6249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40% 가까운 요금 인상으로 온 국민이 발전 공기업들의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혈세를 쓰는 에너지 공기업들의 과도한 설계변경으로 인한 천문학적 액수의 국고 추가 지출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정밀 감사를 통해서 에너지 공기업들의 잦은 설계변경의 적부(適否)를 가려내고 관행의 허실을 밝혀내어 하루빨리 개선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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