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중진들, 백선엽 같은 결기를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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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중진들, 백선엽 같은 결기를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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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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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에서 영남권 중진 수도권 출마론이 제기됐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기현 대표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혁신위원장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정치인의 발언보다 무게감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영남권 스타 의원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언급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예사로 흘려들을 수 없는 발언임은 분명하다.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김기현 당대표와 주호영 국회의원이다. 김 의원은 현직 당대표이고, 주 의원은 전직 원내대표 출신으로 두 사람 모두 영남권 중진인사이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변해야 국민의힘이 살 수 있다”면서 “영남의 스타의원들은 서울로 오는 게 상식”이라고 했다. 영남의 인지도 있는 국회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이다.

혁신위원장의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를 국민의힘 지도부가 무시한다면 혁신위는 무위로 그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휩싸인 ‘수도권 위기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TK지역 3선 이상 중진은 주 의원 외에도 윤재옥·김상훈 국회의원(이상 3선)이 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 원내대표이고, 김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다. 대구·경북 중진의원은 이들 3명뿐이다. 따라서 영남권 중진들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는 주호영·윤재옥·김상훈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경북지역은 지난 2020년 총선 공천에서 재선 이상 의원들의 불출마 등으로 현재 초·재선 국회의원만 남아 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111명 가운데 영남지역 국회의원이 56명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은 부산 출신 하태경 국회의원이 유일하다. 총선 때마다 50% 이상 물갈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결국 TK, PK 중진의원들은 ‘물갈이’와 ‘험지 출마’ 가운데 선택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영남권 정치인들의 경쟁력을 거론하며 ‘험지’가 아니라 ‘사지(死地)’로 내모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최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라고 평가절하했다.

윤 의원은 “이분들(영남권 중진)은 영남권에 특화된 정치적 이미지를 오랫동안 가져왔다”면서 “그런 분들이 선거 3, 4개월 남겨놓고 수도권에 와서 기존 이미지를 깨고 수도권 젊은층에 맞는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느냐?”고 했다. 경쟁력이 없는 인사들을 험지에 출마시키는 것은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영남지역 국회의원들은 영남권에서만 존재감이 있는 ‘방안 퉁수’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공천을 탈락시켜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배짱도 없고, 설령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해도 십중팔구 낙선하며 개인적 경쟁력이 없음은 이미 증명됐다. 이런 인사들을 수도권으로 출마하라는 것은 윤상현 의원 주장처럼 그냥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고 경쟁력도 없는 ‘비만 고양이’들을 4선, 5선 그이상 편안하게 잘 먹고, 잘 살게 매번 공천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우선 영남권 당지도부인 김기현 당대표, 윤재옥 원내대표부터 험지 출마를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영남권에서 차곡차곡 선수만 쌓은 3선 이상 중진들이 뒤를 따라야 한다. ‘비만 고양이’로 남아 계속 자리만 지키겠다는 생각은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TK에도 이제는 고양이가 아닌 호랑이가 필요하다.

백선엽 장군은 대한민국을 구한 다부동전투에서 “내가 선두에 서서 돌격하겠다. 내가 후퇴하면 너희들이 나를 쏴라.”라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TK 중진 의원들도 백선엽 장군같은 결기를 보여야 할때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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