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뉴타운’ 공약일까, ‘자충수’일까
  • 손경호기자
제2의 ‘뉴타운’ 공약일까, ‘자충수’일까
  • 손경호기자
  • 승인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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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용 수도권지역 정책으로 ‘김포시 서울 편입’ 안을 꺼냈다. 우선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선 이슈 선점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로 지도부교체 등 혼돈 상황에 빠져있던 여당이 모처럼 정책 주도권을 쥐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포뿐만 아니라 고양, 하남, 구리, 성남, 광명, 부천, 안양, 과천 등 영향력을 받는 경기 지역 인구가 400만 명을 훌쩍 넘어 제대로 민심을 파고만 된다면 총선 파급력은 메가톤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의도연구원장 출신인 국민의힘 박수영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도론 vs. 메가서울론>을 꺼내며 ‘서울 편입 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도쿄, 나고야, 오사카를 ‘수퍼 메가 리전(Megacity Region)’으로 만들고 있고, 중국도 주강 삼각주, 장강 삼각주, 징친지 등 10대 초대형 도시권 전략을 펴는 등 세계는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메가시티 전략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박 의원은 경기북도 설치, 즉 ‘분도론’에 대해 반대의 뜻도 밝혔다. 경기북도를 신설해 봐야 정치인과 공무원만 좋은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분도가 되면 도지사, 부지사, 실장, 국장들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수십 개의 산하기관이 만들어지고, 각종 관변단체 또한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1981년 대구광역시 승격으로 공무원 수가 2배 증가(5,543명→9,400명)했고, 1986년 광주광역시 승격으로 공무원 수는 3배 증가(2,641명→6,608명)에 경상비는 4배 증가(217억 원 → 941억 원)한 것을 들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천공 배후설’, ‘선거용 포퓰리즘’, ‘자충수’ 등으로 반발하고 있다. 천공이 유튜브 강의에서 “모든 경기도를 서울로 통폐합해야 한다”, “경기도를 수도권이라 하지 말고 수도 서울로 바꿔야 한다”, “경기도하고 서울하고는 하나다”라고 언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천공 지령설까지 유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김포시 서울 편입’ 안은 내년 4월 국민의힘에 승리를 안겨 줄 총선 필승카드가 될 수 있을까?


일단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국민 10명 중 6명가량이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p), 김포 등 서울 근접 중소 도시를 서울 편입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 58.6%, ‘찬성한다’는 응답 31.5%, ‘잘 모르겠다’는 응답 10.0%로 집계됐다. 특히, 가장 중요한 인천·경기는 찬성 의견 23.7%, 반대 의견 65.8%이었고, 서울지역은 찬성 의견 32.6%, 반대 의견 60.6%로 서울 편입에 대해 반대 의견이 더 우세했다.

여론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사실상 실패한 선거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인천·경기지역에서 반대가 60% 이상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수도권 포기론’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뉴타운 공약’처럼 수도권 선거 민심을 뒤흔들 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이유다.

김포의 서울 편입이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전략과 상충한다는 점도 문제다. 여권이 ‘대통령실 따로’, ‘국민의힘 따로’ 불협화음을 내는 모습은 권력 누수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포 서울 편입이 여권에 득(得)이 될지, 실(失)이 될지는 내년 4월 수도권 총선 성적표를 보면 확인될 것이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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