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비행장 소음에 인근주민 35년째 `신음’
피해대책위, 보상소송 제기…1심판결 눈앞
“힘없고 무식한 우리농민들은 벙어리 인가요.”
지난 2002년 예천군 유천·개포면 전체와 용궁면, 예천읍 일부 지역주민 등 5745명은 피해대책위원회(위원장 홍응선)를 발족, 난관을 극복하면서 어렵게 소송비용을 마련해 2005년7월1일 국가를 상대로 군용기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해 1심판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예천비행기장에서는 지난 1974년부터 35여년 동안 각종 군용기들이 쉼 없이 굉음을 내며 비행연습을 해왔다.
이 때문에 현재 예천비행기장 인근주민들은 옆 사람의 말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는 등 청력감퇴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비행장 인근 주민들은 한 결 같이 청력에 이상이 생겨 보청기를 사용하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이로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목소리가 커지고 성격은 신경질적에다 공격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또 청력에 이상이 생겨 자신이 남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게 되자, 상대방도 말을 듣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대화를 할 때면 소리를 지르듯 말하는 이상행동마저 엿보인다.
제16전투비행단에서는 휴일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전투기 비행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투기가 낮은 고도로 비행을 할 때면 그때 소음은 고막이 찢어질 정도이다.
또 동네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집 밖을 나오면 두 손으로 귀를 막는 버릇이 생겼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면 새끼가진 어미소가 유산을 하거나 사산하고, 닭이나 사슴이 놀라 날뛰다 죽는 경우가 다반사라 그 피해 역시 엄청나다.
군용기 피해보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1심판결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몸과 마음은 지쳐만 가고 있으며 그동안 군용기소음에 시달려 온 노인들은 피해보상 확정판결도 보지 못하고 한을 품은 채 돌아가신분들도 많다”며 “지역주민이 다 죽고 난 후에 승소를 하면 무슨 소용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예천/김원혁기자 k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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