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수술 잡았는데…” 의료공백 우려 고조
  • 손경호기자
“힘들게 수술 잡았는데…” 의료공백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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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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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이어 전공의 단체도 비대위 전환…파업 공지는 없어
정부 “의대 증원은 만시지탄” 시민들 “자기 밥그릇 챙기기”
의사단체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예고하면서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포항에 거주하는 A(80)씨는 “두 달 전 수술 날짜를 잡아 이 달 말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힘들게 버티고 있는데 의사들의 파업으로 수술 일정이 미뤄지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고 하소연 했다.

포항시민 B(45)씨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의대 증원은 꼭 필요하다”며 “요즘 경기가 안 좋아 다들 살기 힘든데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자기 밥그릇 챙기기로 보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긍정 여론에 힘입어 정부는 의사들의 반발에 대해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의대증원 계획에 반발하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한 것과 관련, 대전협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 표명이 없어 다행이라면서도 계속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을 열고 “의대 정원은 의약분업 이후인 2000년부터 2006년까지 351명을 감축한 뒤 19년 간 정체했다. 2000명 증원은 너무 많이 늘리는 게 아니라 너무 늦은 것”이라며 “집단 휴진, 집단 사직 또는 집단 연가 등 환자의 생명을 도구삼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어제 전공의단체의 임시총회가 진행됐다.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 표명이 없는 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의사 증원 정책은 오직 국민 보건을 위한 정책적 결정이다. 4월 전에 학교별 배정을 확정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의해 관련 절차를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2일 오후 9시부터 4시간 동안 대의원 임시총회를 갖고 정부의 의대증원에 저항하기 위한 집단행동 등 대응 방안과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하지만 총회 종료 11시간 가까이 지나도록 총회 내용과 결과에 대해 공표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13일 오전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리고 “지난 12일 진행된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제 27기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 이사, 국원 전원 사퇴 및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대한 건’에 대해 참석한 194단위 중 찬성 175단위, 기권 19단위로 가결됐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단 회장을 제외한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의사들이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를 위해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잡는다’는 국민 여론을 고려해 당장 행동에 나서기보다 적절한 대응방안과 시기를 찾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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