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점
  • 김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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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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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만





그냥 봄날인 줄 알았다

휘황한 불빛이 넘실대는 도시의 밤

요람을 흔드는 실바람을 타고

왁자한 거리가 태어난다

가벼운 웃음이 길을 내는 동안

자본은 숯불에서 달구어지고

무거운 말은 목구멍에서 자랐다

불판에서 익어가는 몇 겹의 이야기들

치익치익 소리내 울어도

뱉어낸 육즙에 술잔을 들었을 뿐


아무도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간밤에 자란 멍이 손등까지 번져도

품질 보장된 도장 자국 인양

흑백의 무늬로 살아가는 사람들

구겨진 표정을 마시고 모른 체한다

푸른 병에 한 움큼의 눈물이 섞여도

꾸역꾸역 하루를 삼키는 소리

사람들은 자주 어깨가 기울었다

잉걸불 같은 네온이 깜빡이는 동안

탄내로 흩어지는 숨소리들

봄날의 안쪽이 온통 푸른 멍이다

 

 

 

 

 

 

 

최형만 시인.
최형만 시인
202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등단

<원주생명문학상> <중봉조헌문학상>

<천강문학상> 外 다수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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