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실용주의와 MB 실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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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실용주의와 MB 실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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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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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뉴스>
 
-사르코지 잘 나가고 MB 고전하는 이유  
 
  누구나 대통령이 되면 `독트린’을 내놓는다. 국정철학이기도 하고 국가경영플랜이기도하다. 김영삼 대통령은 `문민정부’를 내걸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과의 결별과 차별을 강조한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를 내걸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군내 `하나회’를  척결함으로써 문민 우위의 틀을 확립했다. 나름대로 문민의 국정철학을 구현한 것이다. 그에 반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과 `참여’는 평가가 극으로 나뉜다. DJ의 `국민’이 일가친척들의 부정 부패로 그들만의 `국민’으로 전락했고, 대북 퍼주기 햇볕정책으로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다. 노 전 대통령의 `참여’야 말로 좌파들만의 잔치였다. 지금 걸거리를 헤매는 촛불집회도 그들의 유산이라 할수 있다. 좌파 방송과 인터넷 우대정책이 `광우병’ 광란의 진원지다. 북한군의 금강산 남한 관광객 살인행위도 어찌보면 북한눈치보기로 일관한 전 정권의 유산일지 모른다.
  이들과 달리 이명박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표방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검은 고양이고 흰 고양이고 관계 없다는 중국 등소평의 현실노선을 닮았다. 그러나 부시 미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몇 년을 끌어온 쇠고기 문제를 하룻밤 사이에 뚝딱 해치우는 식으로 그의 실용주의는 첫 모습을 드러냈다. 그 결과는 촛불시위로 나타났다. 후쿠다를 만나 천명한 “한일 신시대”는 독도분쟁으로, 대북 상호주의는 “전면대화”로 돌변했다.
 이 대통령과  대조를 이루는 사람은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이다. 그의 사기는 지금 충천하고 있다. 미테랑과 시라크의 반미를 청산하고 친미로 급선회한 면에서는 이명박과 같다. 그렇다면 사르코지의 친미는 되는데 이명박의 친미는 왜 죽을 쑤는가? 사르코지는 드골 이후 프랑스를 깊은 동면에 들게 한 장애물들을 제거했다. 나토 복귀, 지중해연합 창설,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 등이 파격적이다. 이에 반대하는 세력을 가차없이 탄압했다. 언론과도 갈등을 빚었다. 그래도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취임 초기 사르코지를 혹평했던 르 피가로가 마침내 사르코지를 인정했다. 사회당수의 입에서 자신도 시장주의자라는 고백이 나오도록 밀어붙였다. 근친상간을 고백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변화를 만든 원동력은 프랑스를 변화시키려는 사르코지의 열정임을 피가로는 수용했다. 그의 일거일동은 프랑스의 강장제로 작용했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기저에는 거시적 비전이 있다. 사르코지에게 있는 것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없어 보인다.
  사르코지가 대통령 참모를 임명하면서 학연과 지연, 심지어 종교적 연분을 고려했다는 뉴스를 접한 바 없다. 또 내각을 구성하면서 땅부자와 주식부자, 이중국적자, 논문표절자들을  골랐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 물론 프랑스 사회가 단순히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에 거리를 둬야하는 사회는 아니다. 그러나 부정한 방법, 서민들을 울리는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는 인물들은 적어도 사르코지 주변에는 없다. 그게 두 사람의 독트린, 실용주의의 차이다.
  이 대통령은 인사 난맥으로 실용주의를 스스로 먹칠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도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공석으로 두고 있다. 마사회도 마찬가지다. 수출입은행장은 겨우 가닥이 잡혔을 뿐이다. 이 밖에도 조직의 장이 빈 공기업은 하나 둘이 아니다. 지도자가 없는 공조직은 흔들리고 동요하기 마련이다. 직원들이 업무를 뒤로 한 채 “우리조직의 장으로 누가오나?”하고 귀를 세울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인사에 무능하면 만사가 뒤틀리기 마련이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는 `실용’과 애초부터 거리가 멀다. 대통령 취임초부터 1급에 불과한 박영준 비서관이 인사를 전횡한다는 비난을 받을 때부터 인사는 꼬이기 시작했다.
 당(唐) 태종 이세민(李世民)은 창업과 수성 가운데 어느 것이 중요한가를 놓고 논쟁하는 두 신하의 말을 듣고 수성에 무게를 두었다는 고사가 있다. 한국은 건국 60년을 맞았다.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성의 진리를 먼저 터득해야 한다. 미국의 전략가들이 수사(修辭)보다는 경험을 중시한 점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고인이 된 케넌이 부시에게 할 수 있는 충고를 이렇게 가정했다. “자동차 범퍼에 붙일 스티커 같은 구호를 찾지 말라. 그 대신 숙고하고 또 숙고하라” 케넌의 말은 이 대통령에게도 해당될 듯하다. 말이 앞서면 만사를 해친다는 교훈은 지금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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