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는 시멘트에다 모래와 자갈을 섞어 만든다. 물론 품질 좋은 콘크리트를 만들려면 일정한 배합비율을 지켜야할 것이다. 그러나 일반 가정에서는 눈어림으로 섞어 쓰는 게 보통이다. 그만큼 결합력이 좋다는 이야기다. 시멘트는 옛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만드는 데 썼다고 하니 인류 역사에 큰 공헌을 한 물질이랄 수 있겠다.
피라미드 시대엔 어땠는지 몰라도 요즘 시멘트는 대부분 물속에서도 굳는다. 이 시멘트를 포틀랜드 시멘트라고도 한다. 굳으면 포틀랜드섬에서 나는 돌과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포틀랜드 시멘트는 석회, 석영, 산화철, 산화알미늄 따위가 주요성분이다. 석회암, 점토, 규석 따위에서 나오는 성분들이다.
콘크리트처럼 좋은 일 많이 하고도 공없는 소리나 듣는 물질도 드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건물을 세워놓고도 `회색 콘크리트’가 어떻다느니, 폐콘크리트 덩어리가 어떻다느니 하는 소리가 그런 사례들이다. 회색 콘크리트는 도시를 우중충하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 탓일게다. 쓰레기가 된 콘크리트는 재활용되지 못하면 마땅히 묻힐 곳도 없다.
바다 속 콘크리트도 말썽거리로 등장했다. 바다숲을 만들려고 투하한 콘크리트 인공어초가 이런 경우다. 해양오염을 막으려고 바다에 떨어뜨린 콘크리트 인공어초가 되레 갯녹음 현상을 촉진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대서 하는 소리다. 콘크리트 인공어초에서 수산화칼슘이 녹아나오고, 이것이 갯녹음현상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인공어초 뿐만 아니라 접안시설의 콘크리트에게도 똑같은 혐의가 돌아갔다. 경북도의회 채옥주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경북도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주장을 방패로 내세웠다.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으로서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콘크리트 인공어초 덕분에 기르는 어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면?’이란 의문은 남는다. 동해안 일대에는 300억원이 넘는 혈세가 인공어초가 되어 바다 속에 잠겨있으니까 더욱 관심이 간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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