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9월 위기설`로 판 깨려는 촛불부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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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9월 위기설`로 판 깨려는 촛불부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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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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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윤환/칼럼니스트
 
 광우병 소동이 수그러들자 이번에는 `경제판 광우병’ 광란극이 벌어지고 있다. 시작도 똑같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다. 광우병 사기극에 놀아난 아고라 이용자들이 아직도 정신차리지 못하고 이번엔 경제를 주저앉히려고 주먹 쥐고 나선 꼴이다. 그게 `9월 위기설’이다.
 한 40대는 최근 아고라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시즌 2~9월 위기설`이라는 글을 퍼와 블로그에 실었다. 그는 미국의 서브프라임과 중소기업의 환 해지용 통화옵션 손실 등을 거론, “외환위기 10년 주기설’을 퍼뜨리며”외환위기가 현실화되면 잃어버린 일본의 10년을 능가하는 암흑의 30년이 도래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러면서 근거로 김영삼=이명박 장로, 서태지 컴백=서태지 재컴백 같은 황당한 내용을 들었다. 거의 제정신이라고 보기 힘든 내용이다.
 이달 초 SK 그룹 IR 담당부서는 하루 종일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SK, 에너지 등 주력계열기업들의 주가가 속절없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원인은 대우해양조선을 SK가  인수한다는 인터넷 루머 때문이다. SK 뿐만 아니다. 동부그룹과 금호그룹, 코오롱, LS그룹, 하이닉스 등이 인터넷 광우병식 괴담으로 몸살을 앓았다. 내용도 악질적인 유동성 위기다. 아무리 재벌그룹이라도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하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기업관계자들 실토다. 광우병 2세대가 정확히 기업의 약점을 찌르며 경제를 교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원인이긴 하다. 그렇다고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로 볼 때 위기설은 분명 과장이라고 단언한다. 또 강만수 경제팀에 대한 불신이 워낙 크다보니 경제위기설이 그럴듯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특히 강만수 재경장관은 환율시장에 개입한답시고 단기간에 수십조 원의 잘러를 허공에 쏟아 부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또 시장에는 아파트가 분양이 되지 않아 건설업체들이 널브러져 있기도 하다. 사방이 지뢰 투성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막상 외국 경제전문기관들은 태연하다. 메릴린치등은 “한국에 위기는 없다”는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았다. 메릴린치는 “한국이 1997~1998년과 비슷한 금융위기로 향하고 있다는 우려는 부풀려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 이유로 올 2분기에 6%인 부실채권 비율은 금융부문 건전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한국 외환보유액이 8월 기준 243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달리 단기외채가 외환보유액의 71%에 불과하며, 경제성장률 등 거시경제가 견고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로서는 듣기 좋은 말들이다.
 시티은행과 크레디스위스(CS) 등 주요 금융기관도 한국 금융위기설이 과장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9월 위기설의 근거가 된 해외투자자 보유채권 중 9월에 만기가 되는 67억 달러는 한국에 의미 있는 위기를 초래하기엔 규모가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우병 광란도 중·고등학생들의 촛불 장난으로 불이 붙었다. 9월 위기설을 제대로 진화하지 못하면 인화성이 얼마나 클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먹고 사는 문제다. 대출금리가 치솟으면 주택구입을 위해 대출받은 서민들은 직격탄을 맞는다. 그렇다고 부동산 거래도 시원치 않다. 중산층이 많이 가입한 주식형펀드는 반쪽난지 오래다. 그 가입자만 1000만 명을 넘는다. 철없는 학생들과 운동권, 실업자, 노숙자들이 판친 촛불시위와 달리 중산층이 경제위기 때문에 등을 돌리면 이거야말로 정말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여차하면 장관대신 차관 경질로 넘어갔던 강만수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대통령에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 체면은 또 뭐가 되는가. 최근 금융 위기설이 나돌면서 지지율이 20%대로 다시 주저앉은 것은 중산층의 반발이다.
 이런 마당에 야당이 “9월 위기는 없다”고 거들었다. 천군만마다. 야당이 거들고 나선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도 집권당과 정부가 아무리 “위기는 없다”고 떠드는 것 보다야 효과 백배다. 최근 검찰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 비리를 샅샅이 캐기 시작한 것과 관련 있는 지는 불확실하다. 어쨌든 광우병과 촛불 집회 같은 아고라 광란극은 두 번 다시 없어야겠다. 아고라든 무엇이든 근거 없이 위기설을 퍼뜨리는 세력은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고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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