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에서 `고’와 `영’만 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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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에서 `고’와 `영’만 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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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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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의 불교와의 갈등은 이제 이 대통령의 사과 여부로 좁혀졌다. 청와대에서는 이 대통령이 “곧 사과할 것”이라는 설과, “뭘 사과해야할지 모르겠다” 는 양론이 동시에 들린다. 방향이 잡히지 않았다는 얘기다.
 천주교 원로중의 원로인 정의채 몬시뇰(83)이 “말로는 경제 10대 강국에 들었느니, 기적의 건국 60년을 맞았느니 하면서도, 정신적 기본이 되는 종교와의 갈등, 수천 년 민족의 혼을 형성한 불교와의 갈등이 일어나고 있으니 안쓰럽다”고 개탄했다. 기독교도나 불교신자 누구나 공감하는 탄식이다.
 정 몬시뇰은 “공권력을 선교장화해선 안된다는 것이고, 또 공권력에 의해 종교의 편파성이 일어나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청와대 예배나 `서울 하나님 봉헌’ 발언 등에 대한 질책이다. 대통령이 특정 종교에 매진하다보니 아랫 사람들이 전자 내비게이션에서 사찰을 없애거나 축소하고 교회만 부각시키는 한심한 일들을 저지르는 게 아닌가.
  정 몬시뇰은  더 뼈아픈 경고도 했다. “조각하면서 `고소영’ 딱지가 붙어버리고 대통령이 `고’와 `영’은 뺀다면서도 `소’는 빼지 않았다”며 “불과 몇 달 안돼서 불교 종단과 편파 시비가 크게 일어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지난 6월에도 소망교회 출신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유임을 공개 질타한 바 있다. 또 대운하 계획을 포기하지 않은 국토해양부 장관 유임도 비판했다. 대운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몬시뇰은 “이승만 대통령은 개신교 신자로 개신교 신자들을 중용하는 경향이 짙었다. 불교에서 볼 때 종교 편파적이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정치행태였다. 결국 불교 민심이 돌아오지 않더라. 그래서 종교의 민심의 이탈이 무섭구나 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일어날 수 없게끔 사태가 발전하는 데 불교계와의 갈등도 큰 동기가 되더라”고 회고하며 “잘 해결돼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주문했다. 불교계 사과 요구에 우물쭈물하는  정권에 대한 나무람이다.
 국민들도 알만한 건 다 알고 있다. 불교계가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어떤 방향으로 이동했는지, 그리고 불교계를 지도하는 지도층의 성향이 어떠한지 모르지 않는다. 또 한반도 대운하 극력 반대 역시 “대운하 건설하면 전국 사찰이 모두 물에 잠긴다”는 허무맹랭한 루머에 현혹된 스님들도 계시다는 것을. 정 몬시뇰 충고대로 이 대통령은 사과하고 불교계도 본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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