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파업 피해는 이제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무엇보다도 포항경제 마비에 대한 위기의식이 싹트기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장 공기지연을 비롯하여 34개 건설공사가 중단상태다. 이로 말미암은 간접피해 규모는 도대체 얼마인가. 게다가 포스코에 뒤이어 현대제철, 동국제강도 충남 당진에 설비를 신·증설할 것으로 보도됐다. 기업 유치는 커녕 포항경제를 떠받치던 알짜기업들의 탈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태가 이런데도 해결책은 본질을 벗어나 확대되고만 있다. 토요 유급휴무, 토목분야 노조인정, 임금12%인상 같은 문제는 이제 뒷전이다. 시위사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포스코의 손해배상청구 철회, 구속자 석방이 당면요구로 앞장 세워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노조의 요구항목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쟁취수단의 하나가 대규모 집단투쟁이다. 당장 오늘과 19일 포항 시민이 또 고통스럽게 생겼다. 서울과 부산에서도 대규모 집회를 벌일 태세다. 포항은 전국의 뇌관이 돼버렸고, 시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피서객들도 고개를 돌린다는 소식이다. 강공책의 효과가 아무리 좋다한들 시민을 등지고는 열매를 거둘 수 없는 법이다.
파업의 목적은 일용직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을 것이다. 경제가 망가지면 그 희망도 부서지는 것 아닌가. 노사 쌍방은 대화로 문제를 풀기를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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