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실감나지 않는 것은 열흘넘게 이어지는 찜통더위 탓이다.그제 예천지역은 37.4도까지 치솟았다.사람의 체온보다도 0.9도나 높았다.경북 북부지역이 대개 이 모양이다. 의성은 이달들어 닷새 줄곧 전국 최고기온이었다.의성이 37.2도를 기록하던 지난 4일 대구·경북의 최대 전력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날보다 35만2천㎾(6%)가 늘어났다고 한다.
가마솥 더위에 죽을 맛이기는 이른바 `피서 명승지’가 더 하다.쓰레기 때문이다.이름난 어느 계곡,어느 해수욕장에서 나온 쓰레기가 몇곘이고,하룻밤 새 나온 빈 술병이 몇 개라는 기사를 봐도 이제는 심드렁하기만 하다.청소하는 사람이야 죽어나건 말건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것인가.행락질서 `0점’이다.시민의식이란 낱말로 포장하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라 이제는 `비’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야 할 텐데 이상하다.간사한 게 사람의 마음이어서 인가.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한가닥 기대를 걸어보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행여 무더위만 쪽집게 처럼 뽑아서 몰아내는 `효자 태풍’이 오려나.그것도 하나도 아니고 셋씩이나 된다는데. 7~9호 태풍 마리아(MARIA), 사오마이(SAOMAI),보파(BOPHA)가 그 주인공들이다.
태풍이 셋씩이나 몰려와도 폭염은 끄떡없을 것이라는 일기 예보다.그러나 변덕 심한 날씨에 따라다니는 말이 있다. “하늘의 뜻을 뉘 알리요.” 예보가 빗나가도 좋으니 제발 효자태풍이 되거라.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