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놔”
  • 경북도민일보
“내 얼굴 내놔”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6.0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여름 유난히 맥을 못춘 공포영화.
 그 마지막 주자로 다른 영화에서 느낀 실망감 `덕분’에 후한 평가를 받는 영화`신데렐라’와 1953년작 동명의 영화에서 소재를 따온 공포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를 소개한다.


수술 후 생긴 성형의 저주

  
  동화 `신데렐라’는 비루한 삶을 살다 왕자님을 만나 한순간에 인생이 뒤바뀌는 이야기다. 남자들은 모든 여자들이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고 비아냥거리고, 솔직히 털어놓는다면 인생에서 한번쯤 신데렐라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보지 않은 여자들은 없을 것. 신데렐라는 그 밑바탕에 `착하고 예쁜 여자’란 단서를 동반한다. 요즘 들어서는`예쁜’이란 단어가 더 힘을 발휘하는 현실이다.여자들의 예뻐지고 싶어하는 욕망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공포영화 `신데렐라’(감독 봉만대, 제작 미니필름)는 뜻밖에도 모성애라는 여자들의 또다른 심리를 첨가해 수긍할 만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었다.
 타깃층을 분명히 하고 만든 기획 영화다. 봉 감독은 10대 후반 한창 외모에 관심을 갖는 나이의 여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 또래 관객층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설득력 있는 스토리로 드라마 구조를 완성시켰다.
 살인사건이 등장하는 공포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왜 죽였나’와 `왜 죽었나’의 이유를 과장된 포장 없이 담백하게 드러냈다.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알뜰하게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인상도 남겼으니 봉 감독은 꽤 좋은 성과를 거뒀다.
 17살 발랄한 여고생 현수는 성형외과 의사인 엄마와 단 둘이 씩씩하게 살아간다. 현수 친구들은 외모에 대한 끝없는 관심을 보이고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한다. 
 수술대 위에 오른 현수의 절친한 친구 수경은 마취하는 동안 누군가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듯한 환영을 본다. 수술 이후 몰라보게 예뻐졌다는 말을 듣지만 수경은 자신의 얼굴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결국 수경은 자신의 얼굴을 난자한 채 죽고, 현수의 미술학원 친구인 재희와 혜원 역시 수술 이후 귀신에게라도 홀린 듯 더 예쁘게 해주겠다며 서로의 얼굴에 칼을 그어 과다출혈로 죽고 만다.
엄마에게 수술받은 친구들의 잇단 죽음에 현수는 괴로워하고 어린 시절부터 엄마가 절대로 들어오지 말라고 했던 작업실의 문을 연다. 그곳에서 현수는 흉칙한 `1994년 최현수’라는 아이의 얼굴 사진을 보고, 이혼한 아버지에게서 자신이 입양아라는 고백을 듣는다. 점점 더 엄마와 멀어지려는 현수와 그런 현수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엄마. 두 사람 사이의 비밀은 지하 작업실에서 서서히 드러난다. 따지고 들며 영화를 보자면 허점도 드러난다. 모든 상황이 현수와 엄마를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다른 인물들의 역할이 그리 크지않다. 호화로운 집과 낡고 으스스한 지하 작업실의 분위기의 대비는 전혀 다른 공간을 배치하려는 흔적임을 강요한다.  그렇다 해도 반전에 반전은 나름대로 극적 효과를 야기하고, 결말 부분은 아련함을 자아낸다. 극단의 공포감보다는 공감을 바탕으로 끄집어낸 공포감에 점수를 줄만하다. 15세이상관람가
 
 
==========================================================

하우스 오브 왁스

평생 잊을 수 없는 공포의 2시간
살인마의 표적이 된 십대들 이야기

 
 사람을 쏙 빼닮은 밀랍인형. 공포영화의 소재가 그런 인형이라면, 언뜻 상상이 된다. 인형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공포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는 빈센트 프라이스 주연의 1953년작 동명의 영화에서 소재는 따왔다.
 그러니 공포영화 팬이라면 더욱 짐작하기 쉬울 것.
 `하우스 오브 왁스’는 6명의 젊은이가 풋볼 게임을 관람하러 가다 이상한 숲속으로 접어들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칼리, 페이지와 그들의 남자친구 그리고 칼리의 쌍둥이 동생 닉 등이 흥겨운 여행을 떠난다.
 칼리와 페이지는 이번 주말 여행을 마치면 뉴욕으로 향할 예정. 칼리는 남자친구 웨이드가 같이 떠나지 않을까 걱정이고, 페이지는 남자친구 블레이크의 아이를 임신해 고민 중이다.
 갑작스레 도착한 숲속에서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갑자기 생겨나고, 이상한 차 한대가 그들의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 떠난다.
 다음날 누군가에 의해 웨이드의 자동차 팬벨트가 끊어져 있어 칼리와 웨이드는 팬벨트를 구하기 위해 일행과 떨어져 마을로 간다. 그런데 이상하다. 사람은 한 명도 없고, 폐허처럼 `밀랍의 집’이 있다.
 그들이 자세히 보지 않아서 그렇지 마을 전체가 온통 진짜와 똑같을 정도로 정교한 밀랍 인형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
 주유소 주인 보는 팬벨트가 집에 있다며 두 사람을 집으로 초대하지만, 그곳에서 웨이드는 시체로 변한다. 보가 아닌, 섬뜩한 뒷모습의 남자에 의해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을 맞고, 즉시 그의 전신에는 왁스가 덧칠해진다.
 이들을 찾기 위해 닉과 친구 댈튼이 오고, 닉은 가까스로 칼리를 구하지만 댈튼 역시 희생된다. 페이지와 블레이크 역시 처참한 모습으로 살해된다.
 영화는 슬래셔 무비에 충실하다. 목이 떨어져 나가고, 머리에 긴 창을 꽂아 살해하는 등 전형적인 피범벅이다.
 결국 남은 닉과 칼리의 처절한 사투. 칼리는 도망다니는 도중에 밀랍인형가 트루디의 샴쌍둥이 형제 보와 빈센트에 대한 기사를 보게 된다.
 트루디와 남편의 광기가 두 형제에게 전해졌던 것. 분리 수술후 흉칙한 용모를 갖게 된 빈센트는 어머니의 재능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밀랍인형가가 된다.
 그렇지만 영화는 이 두 사람이 왜 마을 사람 전체를 죽일 정도로 광기를 갖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부족하다. 공포영화는 피범벅으로도 무섭지만, 인간의 잔인함에 대한 근원적 이유를 따라가면서 심리적 공포를 느껴야 제 맛이 살아나는데 아쉬울 뿐이다.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3분.  
 /남현정기자 nhj@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