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 명태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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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 명태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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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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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기획시리즈 지구 온난화…한반도 생태계가 달라졌다
 
 
도루묵도 자취감춰…난류성 어류가 동해에 서식
동해·남해 대표 어종 멸치·오징어는 서해로 이동

 
지구온난화는 식물에서 조류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왕대나무 분포지역이 북쪽으로 100㎞나 올라갔다. 추운 곳에서만 살 수 있는 고산식물은 더 오를곳이 없어 멸종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식물과 나무의 꽃피는 시기가 달라지면서 꽃가루나 꿀을 먹이로 하는 곤충의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과수 농사도 사과밭이 급감하는 등 난리다. 동해바다도 수온이 상승하면서 바다 속 생태계도 요동치고 있다. `인간 생태계’도 비상이 걸렸다. 사라졌던 전염병이 부활하고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본보는 창간5주년을 맞아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과 인간생태계 변화를 6회로 나누어 시리즈로 진단한다. 편집자주
 
 
 동해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바다 속 생태계가 요동치고 있다.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한때 동해의 대표 어종이다. 지난 1980년에는 17만t이 잡혔다.
 그러나 온난화 영향이 뻗치면서 90년 중반에는 1만t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고작 64t밖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씨’가 마르고 있다.
 겨울에 동해 연안에서 알을 낳는 냉수성 어종인 도루묵 역시 수온상승과 산란기 마구잡이로 자취를 감췄다.
 1970년대만 해도 도루묵은 2만여 t이 잡혔지만 이후 급감해 최근에는 어획량이 연간 3000t에도 못 미칠 정도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1998년 어획량이 16만3000t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3만t이나 잡혔다. 동해에는 이처럼 난류성 어종의 신규 `전입’이 잇따라 어민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북 울진군 죽변 연안에서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에 사는 은행게가 잡혔다. 또 보라문어, 붉은바다거북, 흑새치 등 과거 동해에서 볼 수 없던 난류성 어종들이 자주 그물에 걸려 올라온다. 해파리는 동해 어민들의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수온 상승으로 서식지역은 확대된 반면 천적이라고 할 병어나 쥐치 등이 사라진지 오래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동해의 수온은 1968년 이후 2008년까지 40년 동안 약 0.89도(섭씨) 올랐다.
 또 남해는 0.93도, 서해는 0.91도 상승했다.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사람도 체온이 1도 오르면 앓아눕지 않느냐”며 “변온 동물인 어류에게 바다 온도가 평균 1도가 오른다는 것은 엄청난 환경변화”라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동해수산연구원측은 `서해의 대표 어종이었던 갈치, 참조기의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대신 남해와 동해에서 많이 잡히던 멸치, 오징어가 서해의 새로운 대표어종으로 떠올랐다’고 발표했다. 60년대 서해에서 잡히는 어류의 23.4%를 차지하던 갈치와 11.2%를 차지하던 참조기는 2000년 이후 해마다 각각 0.8%와 1.3%로 급감했다. 반면 60년대 0.4%에 불과했던 멸치는 20.1%로 급증했다. 하지만 수온 상승이 이 같은 어종 변화의 결정적인 원인인지에 대해선 수산연구원과 학계의 논란이 있다. 수온이 상승하는 동안 무차별 남획도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남획으로 원래 살던 고유종이 줄면서 다른 해역에 살던 어종이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수온 변화에 따라 어종별 주요 서식처가 이동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김영호기자 kyh@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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