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풍양면사무소가 최근 주민화합잔치를 벌였는데 때를 잘못 골라 말썽이라고 한다. 관내에서 산불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아 받은 시상금 100만원, 예산조기집행 실적에 따른 시상금 30만원을 받고 관계자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잔치였던 모양이다.문제는 농번기에, 그것도 평일 근무시간에 벌인 술타령이다. 게다가 풍양면이 아니라도 산불 `0’로 시상금을 받은 다른 2개 면직원들은 술판이 벌어진 바로 그 시간에 영농지원에 나서 해가 지도록 구슬땀을 흘렸다니 더욱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경북도내 곳곳에서 산불이 많이도 일어났다. 월례 행사로 산불이 나다시피 한 탓에 곤욕을 치른 지자체도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산불 한 번 없이 무사히 산림자원을 지켰다는 것은 분명 자랑스러운 일이고, 상찬(賞讚) 감임에 틀림없다.그런데도 풍양면은 왜 손가락질을 받는 것일까? 지금은 농촌에 일손이 달려 쩔쩔매는 때다. 이런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풍양면 관계자들은 왜 눈감았는지 그 속내가 궁금해진다. 참으로 의문이다.
누구나 아는 옛노래가 생각난다. “ 검으면 희다 하고 희면 검다 하네/ 검거나 희거나 옳다 할 이 전혀없다./ 차라리 귀 막고 눈 감아 듣도 보도 말라라.” 김수장(金壽長)의 작품이다. 주변의 비난에 풍양면 관계자들의 심정이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 그 시상금 이란 것, 보관해 두어도 녹슬지 않을 텐데 왜 그리 잔치를 서둘렀을까? 제 때를 고르지 못한 관계자 위로잔치를 또 열어야 할까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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