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침탈-`자주’는 어디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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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침탈-`자주’는 어디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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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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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모두 중국 눈치나 보는 굴신정권”
 
  오 윤 환 /(언론인)
 
 중국의 동북공정 의도는 명확하다. 머지 않아 김정일 정권이 붕괴되면 한반도 일부를 자기 영토, 또는 연고지라고 주장하기 위한 것이다. 백두산에서 성화를 채취하고, 백두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가 하면, 한강 유역까지 과거 자기네 땅이었다고 우기는 이유를 그 이상 설명할 수 없다.
 백두산과 천지는 이미 절반이 중국에 편입 돼 있다. 한민족 성지인 백두산에 중국인들의 손때가 묻어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백두산 관광도 한반도에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김정일 정권이 문을 꽉 걸어잠궜기 때문이다. 우리의 땅, 성지를 중국으로 돌고 돌아 들어가야하는 현실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중국이 야금 야금 한반도를 침탈하고 있는데도  남북한 모두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중국 없이는 하루도 존재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다치지만 대한민국조차 그토록 `자주’를 외치면서 정작 중국에는 입을 다물거나 동북공정을 눈감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정부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와 독도 문제,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는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비난을 퍼부었다. 이 때문에 한·일 정상회담이 해를 넘기고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2004년 8월 고대사를 정치쟁점화하지 않는다는 한·중 외교부 간 구두양해 이후 계속되고 있는 중국의 역사 왜곡 움직임에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중국이 구두양해를 휴지쪽처럼 내던지고 고조선과 부여, 고구려, 발해 역사를 송두리째 가져가려는 동북공정에는 침묵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의 대외정책이 친중반일(親中反日)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는 할말을 하겠다”면서 중국에는 침묵을 지키는 것은 또다른 사대주의가 아니냐는 얘기다.
 김태효(정치외교학)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가 공개적으로 친중반일 노선을 표명한 적은 없지만 구체적 이슈에 대응하는 양상을 보면 `일본은 때리고 중국은 피해 가자’는 이중적 행동을 보인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김동성(정치외교학) 중앙대 교수도 “현 정부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라는 지정학적 이분법에 묶인 외교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20세기 말 이후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 친밀감을 유지하는 현실과도 동떨어진 것”이라며 “현 정부의 친중반일적 노선은 중국 입장에서 보면 `굴러 들어온 떡’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으로부터 얻은 게 없으면서 짝사랑하고 있다는 아픈 지적이다.
 정부가 기존 `고구려연구재단’을 동북아역사재단으로 대체하는 내용에서도 이런 쏠림현상은 감지된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중국 및 일본과 관련한 역사 왜곡과 영토 문제에 대한 종합적 대응을 모색하기 위한 국책연구기관이다. 일본 역사교과서와 독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청와대 직속 바른역사정립기획단과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고구려연구재단을 통합했지만 무게중심은 중국보다 일본에 대한 대응에 쏠려 있다. 김용덕 재단 이사장부터 일본사 전공자이고 3개 연구실 중 일본 관련 연구실은 근현대사 문제와 독도 문제를 포함해 2개인 반면, 중국 관련 연구실은 1개에 불과하다. 김영선 포스텍(포항공대) 교수가 “독도 문제는 별도로 다루면서 간도 영유권 문제와 깊숙이 연관돼 있는 동북공정을 한·중고대사 연구에 포함해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장성민 전 의원의 비판은 더 노골적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파문과 관련, 중국의 역사 침공을 맹성토하면서 정면 대응하지 못하는 남북한 정권을 싸잡아 `굴신정권(屈身政權)’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우리 정부 뿐 아니라 북한 김정일 정권도 이 문제를 전혀 대응해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영토외교 문제에 관한 한 남북한 현 정권들 모두 함량미달”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은 얼마전 백두산 근처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남북한 모두로부터 백두산지역 개발에 대한 영토 분쟁의 문제 제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엄포성 선제 예방 조치다. 중국은 또 미사일 발사 훈련 이후 장백산(백두산의 중국명)에 동계 올림픽을 유치한다는 명분 아래 백두산 자락을 마음대로 유린하고 있다. 중국의 역사 침탈에 눈감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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