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공간과 범인…반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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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공간과 범인…반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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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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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개봉영화 `퍼즐’은 창고라는 한정된 공간과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채 당한다는 점, 마지막 반전의 묘미를 꾀한다는 점 등이 `쏘우’를 연상하게 한다.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장르지만 스릴러 마니아층에게는 `쏘우’와 비교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신작영화 '퍼즐'
 
머리가 즐거운 게임이 시작된다
 
정체모를 X에 의해 모이게 된 다섯남자
목적도 이유도 모르는 퍼즐은 시작된다
 
  
 
 장르면에서 `퍼즐’은 한국영화로서는 보기 드문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반전을 통해 허를 찌르려 한다.
 기존에 텍스트로 보일 법한 영화가 있다면 또 다른 `섬싱 뉴(something new)’를 보여줘야 하는 건 부담이다.
 다섯 명의 남자가 모인다. 누군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가 불러모은 다섯 명은 은행에 예치된 양도성 예금증서를 훔친다. 계획은 모두 정체 모를 X가 세워놓은 것.
 인생 막판에 몰린 이들은 돈이라는 절체절명의 목표로 뜻을 규합한다.
 사채업자 출신의 환(문성근 분). 그는 X를 대신해 리더를 맡는다. 뒷돈을 받고 창녀촌 뒤를 봐주던 전직 경찰 류(주진모). 창녀촌에서 일하다 지금은 독립을 꿈꾸는 노(홍석천). 사창가에 팔려간 여동생을 구하는 과정에서 킬러 같은 솜씨를 과시하는 정(김현성). 남의 뒤나 캐던 규(박준석).
 이들은 솜씨 좋게 X의 지시대로 은행을 털고 호기롭게 비밀 창고에 도착하지만 양도성 예금증서를 현찰로 바꾸고 비행기표를 준비하기로 했던 환이 불에 타 숨져 있다.
 남은 네 명은 비로소 정신을 차린 채 이 계획이 결코 돈만을 목표로 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서둘러 자신들이 만난 과정을 유추해 보던 네 명은 창녀촌의 남 사장이라는 인물과 모두 엮여 있음을 알게 된다. 이제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스릴러 영화의 핵심은 긴장감이다.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촘촘한 구성을 선보였던 영화는 클라이막스에서 갑자기 사그러든다. 인간의 믿음이라는 게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맥없이 무너지는 것.
 범인이 누구인지 유추해 보는 과정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주장한 영화는 사실 범인이 누구인지 결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려 하지만 스스로 쳐놓은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허우적거린다.
  18세 이상 관람가.
 
 
추천비디오 '쏘우'
 
살고싶다면 죽여라  
 
 
 무섭다. 삶에 대해 약간의 회의를 느끼고,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처절한 죽음을 맞게 되는 세상이.
 스릴러 영화 `쏘우’를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이런 이유로 사람을 죽이는 세상으로 까지 치닫는다면 과연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것.
 유능한 의사인 닥터 고든(캐리 엘위스). 어느날 깨어보니 낯선 지하실이다. 발목엔 튼튼한 쇠줄이 채워져 있고, 아담(리 와넬)이라는 남자와 함께 있다. 물론 아담도 족쇄가 채워져 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피범벅인 시체가 그들 가운데 놓여져 있다. 총으로 자살한 듯 하며 그의 손에는 테이프 리코더가 들려져 있다.
 두 사람을 가둔 범인은 닥터 고든에게 “6시까지 아담을 죽여야만 살려주겠다. 아담을 죽이지 않으면 당신 뿐 아니라 당신 아내와 딸까지 죽인다”는 지령을 보낸다.
 닥터 고든은 범인이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됐던 연쇄살인범임을 깨닫는다. 자신 역시 살인현장에서 자신의 펜이 발견돼 용의자로 몰렸던 적이 있다.
 연쇄살인범의 수법은 잔인했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 삶에 회의를 느껴 약물 중독이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스스로를 파괴해야만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때문에 살인범은 손끝 하나 대지 않고 잔혹한 방법으로 살인할 수 있었던 것.
 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여성은 산 사람을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니 그 여성의 정신이 온존하겠는가.
 탭 형사(대니 글로버)는 닥터 고든의 알리바이가 입증됐음에도 여전히 그를 의심한다. 더욱이 거의 살인범을 잡을 뻔 하다가 오히려 동료 형사 싱을 잃게 돼 편집증적인 면모를 보인다.
 영화는 모든 등장인물이 용의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관객들은 끔찍한 살인 수법에 혀를 내두르고, 살해된 이유를 듣고는 경악하게 된다.
 스릴러 영화에서 극적 효과를 배가시키는 음향 효과와 어두컴컴하며 밀폐된 공간에서의 질퍽한 땀 냄새는 긴장을 고조시킨다.
 제목인 `쏘우’(SAW)는 여러가지 뜻을 함축하고 있다. 조각맞추기 퍼즐인 `직소(JIGSAW)’ 퍼즐의 의미도 있으며(살해된 방법중 하나다), 톱이란 뜻도 있다. 톱은 실제 영화의 중요 오브제로 등장한다.
 `보다’라는 뜻의 `SEE’의 과거형으로 쓰이면 반전의 열쇠를 푸는데 가장 유효하다. 또한 `시소(SEESAW)’ 게임으로 본다면 던지는 행위로만 전달할 수 밖에 없는 두 남자의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남현정기자 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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