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흑구 선생의 유작 3편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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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흑구 선생의 유작 3편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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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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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수필 25집 발간…한흑구 선생 탄생 100주년 특집
김규련,서상은 등 원로작가 18명의 43개 작품 실려

 
 
 포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수필 문학 동인지 형산수필 25집이 발간됐다. 김규련 `추억의 하동포구’, 서상은 `포항이 펄펄 난다’, 성홍근 `다시 핀 모란’, 이삼우 `사랑은 어디서 어떻게’, 조유현 `연오랑과 세오녀에 대한 이해’등 원로작가 18명의 43개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김삼일씨(포항시립극단 연출자)가 발굴한 한흑구<사진> 선생의 유작 3편이 특집으로 실렸다. 이 신규 발굴 3편은 한 선생이 작고하기 전인 1978년에 집필한 것으로 `가을 소식’, `파도’, `옥수수’ 3편이 1981년 삼성출판사에서 출판한 수필선집에 수록됐다. 이 선집에는 한 작가 이 외에 전숙희, 윤채림, 전혜린, 김형석 등 한국의 원로 문인들이 총망라 돼 있다.
 `가을 소식’은 해방을 맞은지 33년이 되는 78년 8월 8일의 입추(立秋)를 묘사하며 시작된다.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묘사들로 수 놓았다. 여름 한 철의 짧은 삶을 살고 간 매미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입추(立秋)를 알린다. 마치 눈 앞에 펼쳐지듯 회화적으로 그려낸 가을 하늘도 인상적이다. 노랗게 물들어 가는 가을 잔디의 내음이 느껴지며 숲을 걷는 듯한 착각을 받게 된다. 가을과 함께 저물어가는 저녁놀을 바라보며 그와 같이 아름답고 황홀한 인생이 되길 소망한다. 철새들이 터를 옮기는 것을 바라보며 고향을 그리워 하는 작가의 심정을 함께 담았다.
 `파도’에서는 밀려드는 파도를 인생에 비유했다. 흰 파도에 명상을, 푸른 파도엔 염원과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파도에 실어보낸다. 아들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과 함께.
 `옥수수’에서는 옥수수에 관련된 소박한 추억을 한 알 한 알에 담아 떠올린다. 그는 옥수수로 만들 수 있는 온갖 음식들을 소개한다. 더불어 굶주리고 있는 이북 사람들을 걱정하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특집으로는 `퓨전, 시대를 따라가는 수필’을 주제로 한국수필학회 윤재천 회장의 글을 실었다.
 형산수필문학회(회장 조유현)는 1985년 창간호를 발간한 이후, 지역 문인들을 아우르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과거 문학의 불모지라고 불리던 포항 지역에는 한흑구, 김규련, 빈남수 등의 수필가들이 우리나라 수필의 그 한 맥을 이어왔다. 현 동인들도 각 문학지들에 작품을 발표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올해까지 총 25집을 발간한 `형산 수필’은 1996년 문학의 해에 전국 동인지 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김 연출자는 “한흑구 선생 100주년 기념 특집 연보에 누락된 것을 새로 발굴함으로써 한 선생의 연보가 완벽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문의 054-247-5924.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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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피천득 탄생 100주년
그들의 발자취 따라나서다
 
기념사업·연구서 출간 통해 두 문인의 삶·문학 조명
 
시인 이상(사진 왼쪽),수필가 피천득.
 
 
 천재 시인 이상(1910~1937)과 국민 수필가 피천득(1910~2007)이 올해 나란히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시대를 앞서간 뛰어난 시와 소설로, 또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감성적인 수필로 한국 현대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두 문인의 삶과 문학이 탄생 100주년을 맞아다시 한번 조명된다.
 `천재시인’, `한국 현대시 최고의 실험적 모더니스트’, `한국 시사 최고의 아방가르드 시인’ 등의 수식어가 붙는 이상은 1930년 장편 `12월12일’을 `조선’에 연재하며 처음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난해시 `오감도’를 발표한 후 거센 논란과 함께 주목을 받았고 1936년 소설 `날개’를 발표해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다.
 서울에서 출생한 데다 스물일곱의 나이로 요절해 지자체나 유족을 중심으로 한 기념사업이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이상은 이번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도 학술행사나 출판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상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연내 마련되며 지난해 이상전집을 발간하기도 한 권영민 서울대 교수가 올해 이상 문학을 키워드로 정리한 저서를 출간하는 등 연구서 출간도 잇따를 예정이다.
 수필가이자 시인, 영문학자였던 금아(琴兒) 피천득은 올해 탄생 100주년과 함께3주기도 맞는다.
 1930년 신동아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피천득은 특히 일본 유학시절 연모의 정을 품었던 소녀 아사코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 낸 수필 `인연’을 통해 국민 수필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 내에 2008년 개관한 `금아 피천득 기념관’과 시인의 묘소와시비가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 등에서 유족과 제자 등을 중심으로 시인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움직임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북한에서 활동한 문학평론가 안함광(1910~1982)과 월북 소설가 겸 시인 허준(1910~?)도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인들이다. 황해도 신천에서 태어난 안함광은 1930년 조선일보에 평론을 발표하면서 등단한후 1931년 백철과의 농민문학 논쟁을 통해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민족과 문학’, `문예론’ 등을 통해 민족문학론을 전개하던 그는 분단 이후에도북한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다 1967년 발표한 평론을 빌미로 당과 대학에서 숙청당한 후 활동을 중단했다.
 1934년 시인으로, 1936년 소설가로 등단한 허준은 각각 10여 편의 시와 소설만을 남긴 과작(寡作)의 작가다.
 `탁류’와 `야한기’, `습작실에서’, `잔등’ 등 심리주의적 색채를 띤 모더니즘 계열의 소설을 발표한 그는 1948년 월북 이후 더이상 작품 활동이나 행적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해마다 탄생 100주년 문인 기념문학제를 열고 있는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올해에도 이들을 비롯한 1910년생 문인들을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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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없는 세상 만드세요”

`굿바이 사교육’출간…학부모들에 현실적 대안 제시
 
  누구나 문제라고 말하지만 아무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사교육. 최근 출간된 `굿바이 사교육’(시사IN북 펴냄)은 사교육과의 이별을 이야기한다.
 대한민국 교육 현실을 개탄하는 책들이나 교육 현실에 잘 적응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실용서들은 이미 서점가에 넘쳐난다.
 그러나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의 시민 교육프로그램 강의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실제 학부모들로부터 변화를 이끌어내려 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저자들은 공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현실 교육정책을 제안하기도 하고 학부모에게 사교육 열풍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을 조언하기도 한다.
 교육평론가 이범 씨는 현행 교육정책 흐름을 조목조목 짚어본다. `학교 평준화’가 무시험 학교 배정을 일컫는지, 획일적 교육을 말하는지 구분조차 못 하고 있으며, `자율화’가 학교나 교사 중 누구에게 자율권을 주겠다는 것인지 모른 채 헛된 논쟁만 하는 게 오늘날 교육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 씨는 공교육과 내신을 무조건 옹호할 게 아니라 그 내면을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하며, 대학의 선발 기회가 아니라 학생들의 선택 기회가 많은 다양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동체와 체험 중심 교육을 내세운 대안학교 이우학교의 이수광 교감은 사교육 없는 학교의 궁극적 모델로 `삶과 배움의 형식을 전환하려고 시도하는 학교’를 꼽는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그 아이의 출세만 바라는 `모유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하며, 아이들에게 질문 능력과 관계 능력, 기획 능력, 공동 이익을 꾀하는 능력 등 네 가지를 길러줘야 한다는 것.
 `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학부모를 위한 필독서’라는 긴 부제처럼 이 책은 교육에 대한 신념을 품었다가도 `옆집 엄마’의 말에 금세 귀가 얇아지는 학부모에게 설득력을 발휘할 만하다.
 신을진 한국사이버대 상담학부 교수는 아이를 닦달하거나 버려두는 부모, 또는 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부모가 되지 않는 방법을 귀띔하고 `엄마표 영어교육’으로 유명한 이남수 씨는 아이를 해외로, 학원으로, 캠프로 끌고 다니지 않고도 영어를 모국어처럼 익히게 하는 교육이 가능하다며 경험담을 들려준다.
 332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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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면 왜 주눅부터 들까
 
`의료문화의 사회학’출간
 
 오늘날 의사와 병원은 사회적 선망과 경외의 대상이다. 그들이 벌어들이는 부(富)가 아니더라도 보통 사람들에게 없는 권위를 지닌 전문가라는 인식이 강하다. 몸에 뭔가 `이상’이 생겨 그들 앞에 나서는 환자들은 일단 주눅이 든다.
 데버러 럽턴 호주 찰스스튜어트대학 문화정책학과 교수는 `의료문화의 사회학’(한울아카데미)에서 의료란 한 사회에서 환자와 몸, 건강에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달린 사회문화적 현상이라고 본다. 몸과 질병, 의료 행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한 사회의 문화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몸과 질병은 `생물학적 실재’로 여겨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몸과 질병을 자연발생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밀었으며 그를 둘러싼 담론과 이념, 상징을 만들어냈다.
 성적 존재로서 몸은 불륜, 동성애 등 금기나 윤리성과 연계돼 정치적 투쟁과 갈등을 일으켜 왔으며, 공중보건이란 단순한 위생 관리가 아니라 개인의 몸을 강제적,차별적으로 통제하는 사회권력을 뜻한다.
 병든 몸 역시 하나의 `언어적 은유’다. “그는 에이즈에 걸렸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는 면역력이 약해져 많은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뜻 이상을 상상한다. 그 환자의 도덕적 성향이나 행동 방식 등 `인간 유형’을 머릿속에서 멋대로 정해버리는 것이다.
 질병에 사회문화적 상징이 담겨 있다면, 의료에도 마찬가지다. 근대화와 함께 `과학적 의학’이 세를 넓히면서 환자나 민간이 나름대로 질병을 해석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여겨졌고 모든 공은 의사에게 넘어갔다.
 의료는 `일탈을 정상으로 되돌려놓는’ 행위이므로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그와 동시에 많은 이들에게 `신비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어떤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
 대다수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의료진은 긍정적으로 묘사된다. 최근 의학의 오류가능성에 대한 보도나 묘사도 늘었으나 여전히 의사들은 매스미디어에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그려진다.
 의료가 전문성과 함께 헌신과 희생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권위는 높아지고,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는 모종의 권력관계가 형성된다. `하얀거탑’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회의 문화 속에서 만들어진 것.
 의료진도 `좋은’ 환자와 `나쁜’ 환자에 대한 모델을 염두에 둔다는 연구 결과도이 권력 관계를 보여준다. 의료진은 그 기준으로 `환자가 스스로 질병을 일으켰는가’, `치료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가’, `순응적인가’를 생각한다는 것. 권력 관계가 생겨난 탓에 의료진의 도덕적 판단이 개입하는 셈이다.
 저자는 어떤 사회과학적 이론으로 접근해도 의료적 상호작용에 권력 관계와 모순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되나 “의료가 얼마나 억압적인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며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이 권력작용을 남용이라고보는 이들도 있으나 생산적인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는 것.
 저자는 다만 의료와 사회문화의 관계를 이해하면 의료를 둘러싼 `대안적인 시각’을 넓히고 다양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원제 Medicine as Culture.
 288쪽. 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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