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새 DVD `미스터 주부퀴즈왕’
  • 경북도민일보
추천 새 DVD `미스터 주부퀴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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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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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전업주부는 분명 영화적으로 흥미로운 소재다. 출발부터 희소성과 의도하지 않은 코믹성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영화는 여기에 퀴즈쇼를 결합했다. 승부가 있고 그 과정이 드라마틱하고 감칠맛나는 퀴즈쇼 역시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소재로 손색이 없는 아이템. 다만 남자 전업주부의 `위상’이 워낙 큰 까닭에 극중 퀴즈쇼는 하나의 소품에 머물게 된다. 그래도 시작은 좋았다. 흥미로운 소재 둘을 결합시킨 발상이 귀엽다.
 한석규는 어깨에서 힘을 확실히 뺐다. 오랜만의 코믹연기에 스스로 닭살이 돋기도 했을텐데 우스꽝스러운 여장까지 소화하며 영화에 전념했다. 여기에 코믹 연기의 달인 공형진이 친구로 가세하면서 두 남자의 그림이 꽤 여러 대목에서 폭소를 자아낸다. 게으른 화장실 유머가 아닌, 상황이 빚어내는 유머인 까닭에 스크린과 관객의 소통은 편안하다.
 극중 한석규는 6년차 전업주부다. 주전자의 물때를 제거하는 방법과 국에 들깨를 갈아넣어 간을 하는 레서피 등이 몸에 붙은 살림꾼. 여느 주부와 다름없이 동네 아줌마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고스톱도 잘 치고 계도 조직한다. 대신 그의 아내 신은경은 방송국에서 MC로 일하며 돈을 벌어온다. 아침에 아내의 귀거리와 스타킹을 찾아주는 것 역시 한석규의 몫이다. 그런데 사단이 벌어진다. 낮은 은행 이율로 저금하는 대신 계를 붓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으로 3000만원짜리 계를 들었는데 그만 계주가 야반도주해 버린 것. 이 때문에 그가 `주부 퀴즈왕’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영화는 남자 전업주부의 일상을 통해 소소한 재미를 포착했다. 여자들이 친정 엄마와 담그는 김장김치를 그가 어머니와 담그고, 고스톱을 치며 저녁 찬거리 값을 마련하려는 알뜰함 등이 그것. 동시에 “나도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게 좋은 줄 알아?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잖아”라는 대사를 통해 가정을 지키는 주부의 손을 높이 들어준다.
 그러나 재취업할 생각은 안하고 엉뚱하게 퀴즈쇼에나 출연하는 남편이 챙피해 집을 나가버리는 아내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통념을 반영한다. 이 영화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것.
 영화는 모난 구석없이 건전하다. 그러나 반대로 딱히 주목할만한 점이 없다는 얘기. 상업영화로서 발화점에 도달하기에는 힘겨워보인다. 좀더 세밀하거나 코믹하거나 드라마틱 했어야 했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공동각본을 맡은 유선동(36) 감독의 연출 데뷔작.
 12세 관람가.
  /이부용기자 lby@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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