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에 부산까지 거래 원정뛰는 부동산 중개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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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에 부산까지 거래 원정뛰는 부동산 중개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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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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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1월 중개업소 8만3000여
 7개월 연속 감소…휴폐업 급증
 신규 개설 1378곳·폐업 1691곳
 부산·경남 등 지방은 오히려 증가

 
최근 주택 거래량이 느는 추세지만 부동산 중개업소는 7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1~2년간 지속되면서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개업하는 곳보다 폐업하는 업소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지난해 집값이 급등한 지방 일부 지역에선 중개업소가 늘어나 대조를이뤘다.
 
 # “월세도 못낸다” 폐업 늘어…권리금도 하락 = 2008~2009년 신규 아파트가 대거 분양된 파주 교하신도시는 지난해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50여 개의 부동산중개업소가 단지 주변에 들어섰지만 계속된 부동산 경기 불황 속에 간판만 내걸고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많다.
 U중개업소 관계자는 11일 “신규 입주 단지인데도 일주일에 매매거래를 1건이나 할까 말까 한 정도”라며 “경쟁은 치열한데 거래는 많지 않아서 월세 내기도 힘겹다”고 말했다.
 거래실적이 신통치 않자 아예 사무실을 넘기고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늘었다.
 인근 N공인중개소 대표는 “그나마 버티는 곳은 권리금을 내고 아파트 상가에 들어온 점포들”이라며 “이들은 새 아파트 준공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희망을 품고 있지만, 신도시 붐을 기대하고 도로변에 가게를 낸 곳은 대부분 사업을 접고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거래 시장에 찬바람이 이어지면서 중개업소 권리금도 입주 초기에는 최고 3천만원까지 붙었지만, 지금은 1천만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인천 청라, 김포 한강신도시 일대에서도 올해 전매제한이 대거 풀리며 분양권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 침체로 중개업소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인천 청라지구의 경우 내부 상가에 있던 26곳의 중개업소 가운데 4곳이 음식점 등으로 업종을 바꾸거나 폐업을 했다.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전월세 거래만 한 달에 2~3건 하면 잘하는 것이고 매매는 눈 씻고 찾아봐도 구경하기 어렵다”며 “중개업소 권리금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비교적 손바뀜이 활발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면서 사정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단지 내 상가 부동산만 43곳에 이르지만, 작년 한해 아파트 거래량은 월평균 7~15건 정도에 그쳤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S공인 대표는 “작년 상반기에 매매거래가 워낙 저조하다 보니 연평균 매매거래가점포당 3~4건을 넘기 쉽지 않았다”며 “112㎡ 아파트를 11억원에 팔면 중개 수수료로600만~700만원 받는데 1년에 매매를 3~4건 성사시켜서는 가게 월세와 통신비 등 겨우 사무실 유지만 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나마 지난해 하반기 들어 급매물이 거래되며 매매시장에 숨통을 틔워줬지만, 예년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전세 품귀 현상으로 임대 물건 중개 건수가 줄어들면서 중개업소를 더욱 어렵게 한다.
 노원구 상계동 S공인 대표는 “지난달에 매매는 공치고 전세만 딱 한 건 거래했는데 이조차 못한 곳도 많다”며 “지난 2년간 주택시장 침체가 누적되면서 노원역 일대에는 최근 3~4곳이 문을 닫고 업종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화성 동탄신도시의 B중개업소 대표는 “대부분 쉬쉬하며 숨기지만 동탄신도시의 260여 개 중개업소 중 공개적으로 팔려고 내놓은 매물만 10여 곳에 이른다”며 “사업수완이 있는 상위 30~40% 업소를 제외하고는 월세 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업이 저조한 업소 주인은 대리운전을 하는 등 `투잡족’으로 변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 중개업소 7개월 연속 감소…일부 지방은 늘어 = 이런 추세를 반영해 부동산 중개업소 숫자도 최근 들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에 등록된 중개업소는 총 8만3415곳으로 지난 10월에 비해 156곳이 줄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의 중개업소 수는 지난 4월 8만5010곳에서 5월 8만4885곳으로 줄어든 뒤 7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이는 신규로 중개업소를 개설하는 사람보다 폐업이나 휴업을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신규로 개설된 중개업소는 총 1378곳이었으나 아예 폐업을 하고 나간 경우는 이보다 313곳이 많은 1691곳이었다. 일정기간은 문을 닫는 휴업도 169곳으로 전 달에 비해 21건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집값 약세로 거래가 급감했던 서울 등 수도권의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1월 서울지역에 등록된 중개업소는 총 2만4257곳으로 전달에 비해 165곳이 줄었다.
 경기도는 남부(1만7874곳)와 북부(6749곳)를 통틀어 159곳이 줄었고, 인천(5852곳)도 46곳이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지난해 치러진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감지됐다.
 2009년의 경우 총 7만3천180명이 응시해 1만5천906명(합격률 21.7%)이 합격했지만 지난해에는 응시자가 6만7천39명으로 줄면서 합격자 수도 1만5천73명(합격률 22.
 5%)으로 소폭 감소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양소순 실장은 “통상 폐업에 비해 신규 등록업소가 많았는데 2009년 이후 주택 거래가 침체되면서 작년 5월부터는 상황이 역전됐다”며 “지난해 가을 이후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었지만 예년만 못하고 전세도 자체 재계약 등이 많다보니 중개업소의 불황은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집값 강세를 주도한 부산 등 일부 지방은 중개업소가 늘어 수도권과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경남의 경우 지난해 11월 기준 중개업소가 3922곳으로 10월(3856곳)에 비해 66곳 증가했고, 아파트값 상승률 2위인 부산은11월 기준 4254곳으로 10월(4209곳) 대비 45곳이 늘었다. 대전도 2449건으로 전달에 비해 42곳 증가했다.
 인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천 청라 등 수도권 신흥 개발지역에서 활동하던 일부 중개업소들이 분양과 거래시장이 살아나는 부산 등으로 원정을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통상 주택경기와 중개업소 숫자는 정비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며 “올해 주택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거래량이 늘어나야 중개업소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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