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PD, 10일 오전 향년 75세로 별세
여인천하·용의 눈물 빅히트 사극 인식 바꿔
췌장염으로 40년 드라마 연출 인생 마침표
`여인천하’ `용의 눈물’ 등으로 유명한 사극 연출의 대가 김재형 PD(한국공연예술종합학교 학장·사진)가 10일 오전 7시45분 별세했다. 향년 75세.
고인의 둘째 아들인 CF 감독 김두만 씨는 “아버님이 4일 전에 위 천공으로 수술을 받으셨는 데 고령이셔서 회복이 잘 되지 않았고 결국 오늘 아침에 운명하셨다”고전했다.
그는 이어 “다른 지병은 없으셨고 최근까지도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좌교수 등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셨다”고 덧붙였다.
1936년 충북 음성 출신인 고인은 경기상고-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1961년 KBS 개국요원으로 입사한 뒤 1964년 TV 사극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국토만리’를 시작으로 `별당아씨’ `사모곡’ `한명회’ `왕도’ 등을 연출하며 40년간 250여 편의 드라마를 연출하며 사극의 대가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방송된 KBS `용의 눈물’과 2001년 SBS `여인천하’의 빅히트는 사극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마저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는 `용의 눈물’의 성공에 힘입어 브리태니커 개정판에 화제의 인물로 오르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김 PD는 이전까지 명분은 있지만 제작비가 많이 드는 까닭에 방송사들이 제작에 고민이 많았던 사극 장르도 시청률 40-50%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을 잇달아 보여주며 이후 사극이 방송사의 전략상품이 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용의 눈물’ 직후 연예계 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고, 세월의 흐름과 함께 그도 내리막길을 걸어야했다.
그는 2003년 연출한 SBS `왕의 여자’가 참패하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고 절치부심 3년 만에 연출을 맡은 SBS `왕과 나’는 췌장염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2008년 1월 중도 하차하면서 40년 드라마 연출 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왕과 나’는 김 PD의 248번째 드라마 연출작이었다.
그는 건강을 회복한 후 지난해 광주에서 막을 올린 연극 `김치’의 연출을 맡아 현장에 깜짝 복귀하기도 했다.
한민족문화예술대상(영상예술), 한국연극영화예술상(TV연출상), KBS연기대상 탤런트가 뽑은 올해의 연출가상, 서울시 문화상(언론부문), 한국TV프로듀서상(공로상), 동국대 금휘장상, 한국방송대상 TV프로듀서상, 위암 장지연상(방송부문),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품상ㆍ대상, 한국방송대상 대상, 문화훈장 보관장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2녀가 있다. 큰 아들 창만 씨는 영화감독, 두만 씨는 CF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3일 오전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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