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태라면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국정 동반자라고 보기 힘들다. 이미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관계일 뿐이다. 대통령이 집권당을 향해 일종의 위협을 보내고, 여당은 대통령에게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퍼붓는 관계를 누가 정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우선 국민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지 묻고 싶다.
노 대통령의 `탈당’ 언급이 나오자 열린우리당은 결별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김근태 의장은 “당이 국정을 책임지겠다”며 독립을 선언했다. 노 대통령과 선을 긋겠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도 12월 초 정기국회가 끝나면 열린우리당을 탈당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렇게 되면 다수당, 소수당만 있을 뿐 집권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 대통령은 당연히 중립이어야 한다.
정작 기가 막힌 것은 국민이다. 삿대질하는 청와대나 여당의 눈에 국민은 없다. 노 대통령 지지도는 9%대다. 열린우리당도 8%선이다. 누가 낫고 못하고 할 처지가 아닌 것이다. 대통령과 집권당이 동시에 탄핵된 거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탈당하느니, 갈라서느니 해가며 핏대를 세우는 모습이 정말 눈에 거슬린다.
차라리 갈라서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대통령이 당적을 갖고 청와대와 여당이 국정을 책임져왔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인 지지도가 이를 말한다. 더이상 양자가 함께 해봐야 지금보다 나은 결과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갈라서겠다면 하루라도 빨리 관계를 청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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