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창고 대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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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창고 대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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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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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토박이말을 살펴보면 앞에`강’이 붙어 또다른 뜻을 갖는 게 제법 많다. 이때의 `강’은 한자 `强’과는 상관이 없다. 이를 “아주 호되다는 뜻과 함께 어딘가 모르게 억지스럽고 어색해 보인다.는뜻도 담고 있다”고 풀이한 책도 있다. 예컨대 강추위,강더위,강다짐,강술,강밥,강울음….
 강추위는 눈이 안오고 몹씨 추운 추위다. 그 반대는 강더위다. 노천명의 `겨울밤’에 강추위 대목이 나온다. “ 겨울 날씨란 눈이 좀 내려야 포근한 맛도 있고 한 법인데, 이렇게 강추위를 하고 보면, 견디어 내기가 미상불(未嘗不,아닌게 아니라) 어려운 것이다. 방장(房帳)은 쳤는데도 워낙 외풍이 세고보니, 방안에 앉아서도 이마가 시려 들어온다.”
 요즘은 웬만한 집이면 방안에서 물대접이 얼어붙는 일은 없다. 반지하방에 들여놓은 화초는 겨우내 난방맛을 못봐도 멀쩡하게 살아 남는다. 그만큼 집 짓는 기술이 좋아졌다는 얘기도 되겠다. 그러나 “번짓수 다른 소리”라고 볼멘 핀잔을 하는 곳도 있다. 영주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이 그렇다고 한다. 며칠 전 `냉동창고’란 제목이 붙어 실린 기사가 떠오른다. 40년도 넘은 건물에 출입문마저 부서진 채 2년째 방치돼있다고 했던가? 게다가 연탄난로마저 피우는 시늉만 한다니 사정을 알만도 하다.문틈으로도 황소바람이 들어오는 판이다. 하물며 부서진 문은 찬 바람에게 초대장을 보내놓고 열어 놓은 문과 다를 게 없다.
 새해들어 첫주 기온이 뚝 떨어졌다. 어제 경북도내 대부분 지역이 영하였다. 봉화는 영하 14.8도, 안동은 영하 10도 …. 줄줄이 영하다. 게다가 오늘은 바람까지 세게 불 것이라는 예보다. 60년만에 한번 볼 수 있다는 흑룡이 하늘로 오르려고 일으키는 바람은 아닐 터이니 체감온도는 더 떨어질 게 뻔하다.  건강관리 잘 해야 겠다. 우리 삶에서 건강이야말로 재산목록 1호가 아닌가.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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