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항 배후단지를 둘러싼 포항시와 현대중공업(現重)의 줄다리기는 거의 파국에 이른 느낌이다. 포항시는 현중이 필요한 10만평을 `매입’ 하라는 것이고 현중은 `임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평당 40만 원선 매입과 대불산업단지 수준인 평당 1626원 임대 주장은 애초부터 궤도가 다른 접근 방식이다.
현중의 조선블록공장이 포항에 둥지를 틀 때만 해도 포항은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현중의 생각이 달라졌다. 울산에 10만 5000평을 구입했고, 온산공단도 눈여겨 보고 있다. 결국 양쪽은 짧은 만남-긴 이별의 과정만 확인해오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양쪽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누가 봐도 파경이 가까운데 한 자락 까는 수법만 살아 숨쉬는 꼴이다. 양쪽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파국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건 포항시민들의 반응은 격앙될 수밖에 없다. 도시의 성장 엔진이 눈앞에서 사라지는데도 무덤덤할 시민들이 어디 있겠는가.
현중은 이번 일로 무형 자산에 큰 손실을 입었다. 기업 이미지와 신뢰감에 먹칠을 했다는 말이다. 현중 정도 되는 기업이 앞뒤를 재지도 않고 영일만에 눈독을 들였었단 말인가. 포항시의 협상력 또한 `?’를 붙일 수밖에 없다. 지역발전에 큰 몫을 할 기회를 타지역에 넘겨준 게 벌써 몇 번째인가.
파국을 서두르는 게 능사는 아니다. 양쪽은 앞으로도 더불어 살길을 찾을 일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서로 지혜 모으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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