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노인일자리 시책의 외형(外形)평가는 그렇다하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다. 노동의 대가가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는 사실이 첫손꼽힌다. 한달에 42시간 일하고 받는 보수는 20만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벌써 8년째 묶여있는 상태다. 극빈가구에게는 생활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는 하겠지만 효과는 미미할 게 뻔해 보인다. 8년동안 떨어진 돈의 가치가 얼마인가. 일의 대가라기보다는 돈을 나눠주려고 만든 일자리라는 인상이 짙다. 한마디로 일자리의 질이 너무 열악한 수준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현재 물가고는 극심하다. 어려운 논리를 끌여다 붙여가며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장바구니 물가만 살펴봐도 충분하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조사한 지난달 주요서민생활물가가 이를 뒷받침하고도 남는다. 칼국수 한 그릇 값만 보더라도 전국 평균 5,378원이다. 당국이 조사한 8개 음식 가운데 5,000원 미만은 짜장면 한 그릇(4,090원)과 김밥 한 줄(2,818원) 뿐이다. 오른 게 음식값뿐인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물가의 앙등으로 저소득가구의 엥겔계수가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긴 말이 필요치 않은 상황이다. 악순환이 걱정거리다.
이런 상황에서 더 중시해야 할 대목은 일자리의 질적 향상이다. 노인일자리의 외형성장도 물론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생계비에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수가 뒤따라야 한다. 실제로 사회적기업들이 이 부문에서 이바지하고 있는 비중은 눈여겨볼만하다. 보수수준이 40만 ~ 60만원에 이르는 `띠띠빵일터’나 `클린토어’같은 사회적기업이 그 해답이다. 전국을 똑같은 틀에 묶는 현행 보수체계로는 대처할 길이 없다.
어떤 일자리가 됐건 공급 주체는 기업이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는 그를 위한 물꼬를 터주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혈세 받아서 나눠주기로 할일 다했다고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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