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고장 사람끼리 벌인 대립과 갈등의 골이 깊었던만큼 상처 또한 크게 마련이다.그동안 쌓인 앙금이 말끔히 씻겨 나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경주 도심권 주민이건,동경주(양북,양남,감포) 주민이건 그들의 주장엔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기 때문이다.옳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생각에만 집착하면 마음의 상처 치유 기간은 더 길어지게 마련이다.
한수원 자리가 결정됐다면 이제 논쟁과 다툼 또한 끝내야 한다.경주 시민이 둘로 갈라져 반목과 대립을 계속한다는 것은 어느 쪽에게나 무익한 소모(消耗)일 뿐이다.이해관계가 날카롭게 맞섰던 두 지역주민의 의사는 이미 충분히 표시됐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한수원을 두 곳으로 나눠 지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제까지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경주시와 한수원처럼 한심하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한두번 한 게 아니다.큰 덩어리가 결정됐으면 나머지는 그에 따라가면 되는 것이다.그런데도 배보다 배꼽이 더 커 보이게 만든 책임은 `잔머리’를 굴린 경주시와 한수원에 있다.돈자루를 쥐었다고 시민들을 이토록 우롱해도 되는 일인가.
과정은 비비 꼬였지만 매듭이 지어진 게 확실하다면 남은 일은 결정에 대한 승복이다.그것이 천년고도 주민의 긍지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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