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초 중 고교 127개교 중 무상급식을 실시하게 된 초교 24곳 이외 103개교의 급식이 2일부터 당장 어렵게 된 상황이다. 실제 상황 첫날인 2일 일선학교에서는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은 학생이 대부분이고 시내 모 중학교의 경우 교실마다 1할 정도는 도시락을 갖고 오지 않아 굶거나 담임교사의 주선으로 김밥, 친구들과의 나눠먹기 등으로 해결했다. 그야말로 급식중단 혼란이 아닐 수 없다.
포항시내 각급학교에 급식재료를 납품해온 지역업체는 16개다. 이들이 매월 실시하는 식재료 납품입찰에 응하지 않는 등의 극한 반발을 하고 있는 이유는 위에서도 적시했듯 올봄학기부터 실시키로 한 읍?면지역 초등학교에 대한 무상급식을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에 맡겼기 때문이다. 경쟁을 원천 제거한 독점횡포가 아니냐는 반발인 것이다. 민간업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시가 초등고교에 대해 무상급식 범위를 차츰 늘려가면서 그 급식납품 역시 학교급식지원센터에 몰아줘 궁극적으로는 모든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은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원려(遠慮)다. 자신들의 영업입지가 사라질 것을 불안해하는 것이다.
포항시가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지난 2월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간 것은 학교급식재료의 중간마진을 줄이고 질 높은 재료를 공급하자는 취지다. 무상급식에 예산을 투입하는 자치단체가 보다 값싸고 질 좋은 급식을 하기 위해 학교급식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민간납품업자들이 극심한 반발을 할 만큼 독점적 지위를 갖는다면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그 운영방식은 바람직하다 할 수 없다. 업자들의 집단 입찰불참도 `생존권 차원’의 일로 사회적 지지를 받을 수만도 없을 지도 모른다.
다행히 시가 서둘러 2일 업체들과 머리를 맞대 협의를 한 끝에 일단 4월 급식을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모양이다. 중단 소동이 재연될 소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부디 사태가 깊어지기 전에 합리적 해결책을 도출하여 급식중단소동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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