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사상계’에 실렸던 글이었던가? 빡빡머리 학생 때여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삼칠빠이’니 `사륙빠이’니 `고부고부’니 하는 말들을 잡지에 실린 소설에서 읽은 생각은 난다. 격조 높은 잡지에서 발견한 뜻밖의 일본어식 표현들이 재미있다고 느꼈기 때문일 게다.
그렇다고 나눔이란 것이 소득분배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남기고 떠난 `참으로 사람답게’란 글 속에 `빈자의 어머니’마더 테레사에 대한 대목이 나온다. 테레사 수녀가 가난한 사람은 우리가 나누지 않기 때문에 있는 것이고 서로 나눔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한 말을 소개한 글이었다. 테레사 수녀가 방한했을 때 어느 기자의 질문을 받고 들려준 테레사 수녀의 답변 내용을 다시 간추려 옮겨 봤다. 참고할 수 있는 김 추기경의 글은 한 대목뿐이어서 전체 내용은 모르겠다. 그러나 이름 높은 신앙인의 이야기이니 물질뿐만 아니라 `영(靈)의 은혜 나눔’에 대한 언급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해본다.
감투를 둘러싼 묵계 이야기는 가끔 터져나오곤 한다. `이번엔 내가, 다음엔 네가’라든가, `날 밀어주면 원하는 자리에 앉도록 해주겠다’든가 하는 짬짜미다. 그러나 임기를 반토막 내 절반씩 감투를 나눠 쓴다는 이야기는 처음인 것 같다. `비단보자기에 개똥’이라더니 정치라는 게 참 너절하구나 싶은 것이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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