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구름은 몰려 있지만 비를 내리지 못한다”는 뜻의 `밀운불우’(密雲不雨)를 2006년의 사자성어로 선정,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비판한 대학 교수들이 2007년 정해년(丁亥年) 소망을 `남탓 하지 말라’는 의미의 `반구저기(反求諸己)’라는 사자성어에 담았다. 입만 열면 언론 탓, 야당 탓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질책이 담겨 있다.
`반구저기(反求諸己)’는 `남탓 말고 돌이켜서 자기에게서 찾을 따름’ 이라는 의미다. 맹자(孟子) 공손추 편에 나오는 글귀다. 원문은 `발이부중(發而不中) 불원승기자(不怨勝己者) 반구저기이이(反求諸己而已)’로 `활을 쏴 적중하지 않아도 나를 이기는 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 자기에게서 찾을 따름’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자기 허물은 외면하면서 `남의 탓’으로 궁지를, 실패를 모면하려는 세태에 대해 더이상 적합한 말은 없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 외에는 꿀릴 게 없다”고 말했다. 집값 잡기에 실패했지만 외교·안보·국방·경제 등에 성과를 냈다는 자평이다. 그러나 북핵은 뭐며, 경제침체와 청년실업, 열린우리당 자진해체 움직임은 무엇인가? 노 대통령은 부동산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과 부동산 세력에 책임을 전가했다. `내탓’아닌 `남의 탓’으로는 난마같이 얽힌 국정을 바로 잡기 어렵다.
대학교수들은 이밖에도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의미의 줄탁동기,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다는 대공무사(大公無私), 잘 드는 칼로 마구 헝클어진 삼 가닥을 자른다는 의미의 쾌도난마(快刀亂麻) 등의 사자성어를 통해 올해의 소망을 담았다. 모두 참여정부의 반성과 새로운 출발을 염원하는 내용이다.
올해 대통령선거에서 국민들은 눈만 뜨면 `남의 탓’으로 지새는 정치인 아닌, `반구저기’(反求諸己) 를 실천하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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