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종목의 `쌍두마차' 이규혁(29.서울시청)과 이강석(22.한국체대)이 제6회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500m에서 이뤄질 지도 모를 맞대결앞두고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스피린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맏형' 이규혁은 25일 창춘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500m에서는 강석이가 나보다 한 수 위다. 함께 경기하면 내가 항상 0.05초 정도로 밀리고 있는 데 솔직히 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7살이나 어린 이강석은 "나란히 레이스에 나서면 선의의 경쟁을 펼치지만 부담스럽다"며 "기록에서는 규혁 형보다 좋지만 같은 조에서 뛰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1년 6월 열 세살 나이로 처음 대표팀에 선발됐던 이규혁은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15년 이상 국내 최고의 스프린터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지난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1,000m와 1,500m를 석권하면서 대회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규혁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혜성처럼 등장한 이강석. 이강석은 2004년 7월 첫 태극마크를 단 뒤 단거리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마침내 지난 2005년 11월 500m에서 34초55의 한국기록을 세우며 `제2의 이규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눈부신 상승세는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500m 동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물을 만들어 냈고, 이후 국내 단거리 무대에서 `이규혁-이강석'의 2강 구도를 유지해 왔다.
이번 대회에서 이규혁과 이강석의 대결은 29일 남자 500m 레이스에서 펼쳐진다.
이규혁은 "내 주종목은 1,000m이지만 지고 싶지 않다"며 속내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강석이가 올림픽 동메달 이후 주변의 큰 관심을 받고 있어서 부담을 느끼지 않을 까 걱정"이라고 후배를 배려했다.
그는 이어 "강석이는 갑자기 기량이 올라온 경우라서 앞으로 부담감을 이겨내고 스케이트를 즐기면서 타는 법을 배워야 한다.국내 선수 중에는 대중적인 관심도 받지 못한 선수도 많다. 그런 부담을 이겨내야 큰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규혁은 또 "메달 경쟁도 중요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모두 메달권에 들 수 있도록 정신적인 도움을 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대표팀 `맏형'다운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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