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에게 묻다’발간…저자 윌리엄 헤르만과 나눈 대화 기록
“땅 위가 좁아지면 물질 에너지가 달 표면으로 인간을 보내는 데 쓰일지도 모르겠네. 실험실 내에서 자연을 재현하는 방법을 발견할지도 모르지. 이 세상이 싫어지면 자기 자신을 한순간에 번쩍하고 빛이 비치는 사이에 없어지게 할 수 있고, 이 혹성의 반을 길동무로 할 수도 있지.”
아인슈타인(1879~1955)은 자신의 천재성의 결정체인 `상대성 이론’이 훗날 어떤 파장을 낳을지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다.
독일 출신 시인이자 사회학자인 윌리엄 헤르만(1895~1990)은 1921년 아인슈타인과 처음 만나 수십 년 동안 친분을 이어갔다. 그가 아인슈타인과 나눈 대화를 기록해 1983년 펴낸 책 `아인슈타인에게 묻다’가 한국어판으로 발간됐다.
2차 세계 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인슈타인은 정치와 종교, 예술, 과학, 죽음 등 주제를 넘나들며 허심탄회하게 속얘기를 털어놓는다. 그가 사회학자이기도 한 헤르만에게 자작시를 라디오에 발표하라고 권고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어째서 자작시를 라디오로 흘려보내지 않나? 내 이야기를 하기보다도 자네가 독일 사람들의 양심을 일깨울 것 같은데. 학생들에게 만인에게 평등한 권리와 인간의 존엄성 및 개인적인 사상을 가질 권리들을, 민주주의 원칙이 인류를 구제한다고 호소하게나. 괴테와 볼테르 및 고대의 예언자들과 같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서 젊은이들에게 독재자는 인류를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줘야지.”(49쪽)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관도 엿볼 수 있다. 그는 갈릴레이와 케플러, 뉴턴 등 `선배’ 과학자의 계보를 언급하며 “실패와 박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주가 통일적 존재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생애를 바쳤다”고 평가했다.
아인슈타인은 이어 “거기에는 의인화된 신은 존재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면서 “우주를 완전한 조화로 유지하는 훌륭한 법칙을 알게 됨에 따라서 자기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깨닫기 시작”하면서 `우주적 종교’(Cosmic Religion)가 싹튼다고 설명했다.
아인슈타인이 평범한 대화에서도 당대 사회상을 날카롭게 진단한 면모를 살펴볼수 있지만 번역이 다소 거칠고 막연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연합
조환·상인스님 옮김. 선.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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