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짜미’는 `묵계(默契)’이고 `밀약(密約)’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하는 약속’이라고 풀이돼있다. `남 몰래 둘이 짜고 하는 약속’이라고도 돼있다. 비슷한 소리다. 시쳇말로 설명하는 것이 더 빠르겠다. 흔히 말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 바로 짬짜미에 해당된다. 이른바 `손금 보기’의 고수들이 짬짜미를 해가지고 `봉’을 갖고 놀며 물 먹이는 광경을 그려보면 그 비열한 속내가 충분히 감지된다.
심훈의 `상록수’에 바로 이 `짬짜미’가 나온다. 한 대목 옮겨본다. “그보다도 어머니를 살살 꾀고, 어수룩한 늙은이와 짬짜미를 해가지고 거짓말 전보를 친 정근의 비열한 태도가 주먹으로 그 핏기 없는 얼굴을 후려갈기고 싶도록 밉살스러웠다. ”
울릉수협에서 신용불량자들과 직원이 짬짜미 대출을 하느라 야바위수법을 동원했다가 포항해경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대출금액을 올리기 위해 온갖 잔머리를 굴렸다. 중고품을 신제품으로 둔갑시키고, 다른 어선의 의장품을 사진 찍어 휴대전화로 수협직원에 전송하기도 했다. 이것은 사례의 한두 가지 본보기에 지나지 않는다. 대출담당 직원 또한 나름대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모두 도와줬다고 한다. 이에 대한 대가는 상상하면 그대로 맞을 것이다. 술과 돈과 ….
극심한 전력난 때문에 온 국민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언제 전기가 나가 `칠흑세상’이 될지 모르니 간이 졸아들 지경이다. 이런 판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원전의 발전정지와 재가동을 되풀이 하고 있어 국민들은 손안의 공깃돌이 된 기분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원전에 서류를 위조한 부품을 썼다고 했다가 하룻밤 자고나면 재가동을 승인하는 일이 되풀이 되고 있어서다. 이 또한 한두 번에 그치는 일이 아니다. 어찌 보면 불쾌지수를 올리는 방법도 가지가지라는 반응이다. 이런 야바위 같은 짓을 해도 된다고 믿는 것인지 그 속내가 자못 미덥지 못하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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