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천하의 만고역적”, “개만도 못한 추악한 인간쓰레기”, “놈”, “당과 혁명의 원쑤, 인민의 원쑤이며 극악한 조국반역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아침 장성택 처형 소식을 전하면서 장성택을 비난한 용어들이다. 김정은 정권을 뒤엎을 쿠데타 모의로 장성택을 처형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장성택을 극악스럽게 매도하고 짓밟은 것이다.
북한 중앙통신은 장성택을 공개 처형하고 무자비하게 비난한 것도 모자라 장성택이 오랏줄에 묶이고, 얼굴과 손이 멍든 모습으로 군사재판정에 끌려 나오는 모습도 공개했다. 40여 년 동안 김일성의 사위로, 북한 정권 2인자로 군림해온 권력자를 하루아침에 천인공노할 파렴치 잡범(雜犯)으로 모는 게 북한 정권이다. 이게 북한 `공포정치’의 실체다.
북한이 장성택이 김정은의 백두혈통에 도전한 예랍시고 공개한 것도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높이 모시였다는 결정이 선포되어 온 장내가 열광적인 환호로 끓어 번질 때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서서 건성건성 박수를 치면서 오만불손’하게 행동하여 군대와 인민의 치솟는 분노를 자아냈다”는 것이다. 또 “김정은동지를 위대한 장군님의 유일한 후계자로 높이 추대할데 대한 중대한 문제가 토의되는 시기에 `왼새끼를 꼬면서’ 령도의 계승문제를 음으로 양으로 방해하는 천추에 용납 못할 대역죄를 지었다”고도 했다. 김정은 앞에서 건성건성 박수치고, 왼새끼를 꼰 게 공개처형당할 대역죄라는 것이다. 이건 21세기 지구에 존재할 수 없는 `짐승의 나라’다. 인간 백정(白丁)들이 칼을 들고 설치는 북한 체제에서 공포에 떠는 북한 동포들이 눈물겹도록 안타깝다.
더 기막한 것은 정의구현사제단이다. 법원 판결도 나지 않은 대선 댓글과 관련해 시국미사를 갖고 “대통령 사퇴”를 외치고, 가두시위를 벌인 정의구현사제단이 북한의 인간 백정 살인극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살인포격을 “당연한 것”이라고 옹호한 전주교구 박창신 신부는 장성택이 짐승처럼 처형될 때 뭐하고 있었을까? 툭하면 SNS 손가락질로 박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한 조국, 진중권, 공지영, 표창원 등이 북한의 백정질에 손가락질을 했다는 소식도 없다. 민주당도 예외가 아니다. 국정원의 놀라운 대북 정보 수집능력에도 불만인 듯 아예 `장성택 처형’ 발표시점까지 시비걸고 나섰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은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다. 그는 장성택이 체포된 지난 11일 김정은을 “늠름하다”고 찬양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김정은 체제를 강화시켜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처음 나타났을 때 수많은 군중 앞에서 눈 한번 흔들리지 않는 걸 보고 수년간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고 느꼈다. TV·사진을 보면 상당한 수업을 받아서 늠름하다”고 평했다. “우리가 결코 (김정은을) 28살짜리라는 표현을 하는 것은 어렵다. 김경희는 북한의 정신적 지주인데, 그의 남편 장성택을 잔인하게 숙청했다. 김정은 참 무서운 친구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했다. 고모부를 끌어내 기관총으로 공개처형한 잔인무도, 극악무도한 김정은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 북한 중앙통신은 “세월은 흐르고 세대가 열백 번 바뀌여도 변할 수도 바뀔수도 없는 것이 백두의 혈통”이라고 외쳤다. 남한에도 그 같은 시각을 가진 인물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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