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의 상상력, 3D로 더`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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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의 상상력, 3D로 더`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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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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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밀러 만화 혁신적 영상 재현
 
단순한 코믹스의 세계를 넘어 할리우드에서는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는 프랭크 밀러. 그의 만화는 갈수록 발전하는 창의적인 영상기술과 만나 보다 더 박진감 있고 흥미진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데어데블’ `엘렉트라’ `배트맨’ 등으로 시작된 시각적 이야기는 2년 전 개봉한 영화 `씬 시티’에서 꽃을 피웠다. 그리고 그 독특한 색채의 영상적 충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 `300’이 14일 개봉해 관심을 모은다. `300’은 혁신적인 영상기술을 감각적으로 사용해 그로테스크(grotesque·괴기한·극도로 부자연한·흉측한)한 상상력을 더했다. 한편,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 영화들이 일제히 수요일인 지난 화이트데이(14일)에 맞춰 개봉했다.
 
 
 
 
 
새영화 `300’ 
 
신화가 된 전사들이 돌아왔다
100만 대군과 맞서 싸운 300명의 스파르타군 이야기

 
 
 모름지기 영화란 이래야 하는 것 아닐까. 오감을 일깨우는 감각적 영상과 넘쳐오를 듯한 긴장감,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 사이의 절묘한 조화, 심장을 뛰게 하는 극적인 드라마와 시적인 대사…. 프랭크 밀러의 원작 만화를 영상으로 재현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300’은 이 시대의 영화작품이 갖춰야 할 미덕을 대부분 지니고 있다.
 `300’은 기원전 480년에 있었던 테르모필레 전투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3차 페르시아 전쟁 때 그리스 중북부 테살리아 지방의 테르모필레에서 벌어졌던 전투에서 스파르타왕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스파르타 정예군 300명은 크세르크세스(다리우스 1세의 아들로 나중에 왕에 등극한다)가 지휘하는 페르시아 100만 대군과 맞서 싸우다 전원이 전사한다. 테르모필레는 산과 바다 사이에 있는 좁은 길로 스파르타군은 전략적으로 이곳을 방어막으로 삼았으나 내부의 배신자가 페르시아군에게 산을 넘는 샛길을 가르쳐주는 바람에 전원이 몰살하는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다.
 총이 발명되기 이전 시대의 대부분의 전투가 그러하듯 테르모필레 전투 역시 살이 찢겨나가고 뼈가 부러지고 시뻘건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끔찍한 살육의 현장이었다. 일찍부터 피에 대한 광적인 집착으로 수많은 마니아층을 열광시켜 온 밀러는 `300’에서도 그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스나이더 감독 역시 밀러의 원작을 감각적 영상으로 충실히 재현해냈다. 전투 중의 신체훼손이나 사지절단 등의 살육장면 묘사에 거침이 없고 사실적이며 영화의 핵심 오브제라 할 수 있는 피도 곳곳에 넉넉히 뿌려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강렬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크세르크세스(로드리고 산토로)의 그로테스크한 외모는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엄청난 카타르시스와 시각적 충격을 느끼게 만든다. 흉한 몰골의 사제들에게 겁탈당해야만 하는 운명을 가진 숫처녀 신탁녀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외모도 마찬가지다.
특히 정지된 컷들이 연속적으로 배열되는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영상으로 재현하기 위해 영화매체가 갖고 있는 고유한 속성인 운동과 속도를 절묘하게 역이용한 촬영 테크닉은 이 영화의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를 더욱 부각시킨다.
 레오니다스 왕 역의 제라드 버틀러와 고르고 여왕 역의 레나 헤디 등 주연들은 자신이 맡은 역에 충분하고도 남을 만한 열연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훼손하지 않는다.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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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비디오  <썬 씨티>
 
뇌쇄적 색감으로 붉게 물든
선명한 핏빛 도시 `씬 시티’

 
 `씬 시티’는 시선을 잡아끄는 요소가 풍부하다. 쟁쟁한 스타 플레이어들과 강렬한 영상, 뇌쇄적인 색감, 기발한 만화적 상상력 등은 대단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듯 하다.
 제목 그대로 영화는 악당들과 경찰의 부패로 곪아 터진 범죄의 도시를 해부하고 있는데 크게 세 가지 이야기가 얽혀있다.
 은퇴를 앞둔 형사 하티건(브루스 윌리스 분)은 상원의원 아들 로크에게 납치된 11살 소녀 낸시를 구하려다 실패한다. 그는 이 사건 후 로크의 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으로 간다. 8년후 낸시(제시카 알바)는 스트립 댄서로 그의 앞에 나타난다.
 건달 마브(미키 루크)는 하룻밤 사랑을 나눈 금발 여인 골디의 살해범으로 몰린다. 골디의 복수를 다짐한 마브를 살인사건 배후에 엄청난 세력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한편 창녀들이 장악한 올드타운에서 부패한 형사반장 재키 보이(베네치오 델 토로)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에 휘말린 사진작가 드와이트(클라이브 오웬)는 창녀들과 함께 범죄를 은닉하려다 경찰들과 한판 전쟁을 벌인다.
 영화는 프랭크 밀러의 원작 만화를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놓았다. 정교하고 파워풀한 원작 만화의 느낌이 영화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비주얼로 승부를 거는 이 영화는 흑백 톤을 기본으로 때에 따라 빨간 색과 노란색, 초록색과 형광빛 흰색을 포인트로 삼았다. 덕분에 이들 컬러는 선명하게 도드라지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반면 잔혹한 부분에서는 오히려 컬러 사용을 자제해 끔찍한 톤을 상당히 줄이는 효과를 냈다. 물론 만화적인 표현 방식 덕분이기도 하지만 귀와 손이 떨어져나가도 그다지 징그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피는 역시 붉어야 끔찍한 것이다.
 피칠갑을 한 거구의 마브가 작은 흰색 반창고를 조각조각 몸에 붙인 모습이 오히려 귀여워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 화면에 넘쳐나는 과장법이 깔끔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렇듯 색깔의 적절한 사용 덕분이다.
 폭력과 매음이 판을 치고 경찰과 성직자들의 부패, 그리고 레즈비언 미녀와 식인 괴물까지 등장하는 이 영화는 분명 불쾌하고 불편하다. 그러나 단순 명쾌하면서도 만화적인 표현방식이 영화를 구제한다. 머리를 쳐내는 장면들은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저리가라지만 영화가 과시하는 독특한 스타일은 신선하다.
 관람의 팁을 한가지 주자면, 프랭크 밀러가 극중에 비교적 주요한 카메오로 출연한다.  18세 이상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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