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김봉현 한국대사 면담서 “日교과서에 사실 수록돼야”
네덜란드계 호주인으로 생존해 있는 유일한 백인 위안부 피해자인 오헤른 할머니는 26일(현지시간) 애들레이드 자택을 방문한 김봉현 주호주 한국대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오헤른 할머니는 “전 세계가 다 아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감히 부인할 수가 있느냐”면서 “일본이 역사를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베 총리는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해야 한다”면서 “미래에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본의 역사교과서에도 위안부 관련 사실이 수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아베 총리와 `밀월 관계’를 과시하며 `친일 행보’를 이어가는 토니 애벗 호주 총리에 대해 “아베 총리가 호주를 방문해 애벗총리와 악수하는 걸 봤다”며 “애벗 총리는 아베 총리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오헤른 할머니는 오는 8월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및 위안부 할머니 면담 일정에 맞춰 한국을 방문해 달라는 김 대사의 방한 초청에 대해서는 고령에 따른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완곡한 사양의 뜻을 밝혔다.
아흔을 넘긴 오헤른 할머니는 한쪽 눈이 실명 상태이고 청력도 약하며, 왼쪽 다리도 불편해 원활한 걸음걸이가 어렵다.
오헤른 할머니는 비록 교황을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교황에게 꼭 전해달라며 김 대사에게 “일본군이 나에게 했던 행위는 용서했지만 결코 잊을 수는 없을 것”이란 내용이 담긴 친필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김 대사는 “오헤른 할머니가 고령에 따른 건강상의 이유로 한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들이지 못해 아쉽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교황과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꿈이 수녀였던 오헤른 할머니는 네덜란드령(領) 동인도(현 인도네시아)에 살다가 21살이던 1944년 인도네시아를 침공한 일본군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했다. 연합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