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인경관 또 불기소… 인종차별 시위‘새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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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인경관 또 불기소… 인종차별 시위‘새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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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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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담배밀매 체포하다 흑인 목졸라 숨지게 해

  뉴욕 거리에서 낱개 담배를 팔던 흑인을 체포하다가 목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에게 미국 뉴욕시 대배심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당국자와 변호인이 밝혔다.
 이에 따라 비무장 흑인 청년(18)을 사살한 미주리주 퍼거슨 백인 경찰이 불기소되며 미국 전역으로 번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다시 거세게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는 벌써 행동에 나섰다.
 미국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 대배심은 3일(현지시간) 흑인 에릭 가너(43)를 담배 밀매 혐의로 체포하다가 ‘목조르기(chokehold)’를 해 숨지게 한 백인 경찰 대니얼 판탈레오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대배심은 지난 7월 17일 체포 때 동영상 분석과 스태튼아일랜드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 증언 청취 등 석 달간의 조사 끝에 표결했으며, 그 결과 이날 판탈레오 경관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동영상에 따르면 단속에 걸린 가너의 뒤로 한 경찰관이 다가가 그의 목을 감싸는 형태로 졸랐다. 천식 환자였던 가너가 넘어진 채 “숨을 쉴 수가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지만 경찰들은 그를 제압해 수갑을 채웠다.
 가너는 길바닥에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뉴욕 경찰은 이 같은 목조르기 기법을 금지하고 있어 가너의 죽음은 경범죄자에 대한 경찰의 과잉대응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특히 검시관이 “목을 조른 것이 가너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소견을 냈지만 뉴욕 경찰 노동조합과 판탈레오의 변호인단은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었다고 맞서며 논란을 키웠다.
 이번 결정은 퍼거슨 소요사태를 부른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 후 불과 열흘 만에 나온 것으로, 미국 내 불붙은 인종 갈등에 새로운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번 결정 소식이 알려지자 사건 현장과 맨해튼 그랜드센트럴역, 타임스퀘어 등에는 이미 어둠이 내린 상황에서도 30∼200명씩 모여 퍼거슨 시위구호 “손들었으니 쏘지마”와 가너의 “숨을 쉴 수 없다”란 말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경찰과의 충돌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CBS 방송은 전했다.
 대배심의 결정 몇 시간 뒤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연방 차원의 수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대배심의 결정이 법 집행 당국과 지역주민 간 신뢰를 강화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가너의 유족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히면서도 비폭력 시위를 촉구했다.
 가너의 부인인 에스와는 “올해는 누가 우리 애들을 위해 산타클로스 역할을 하겠느냐”며 “그가 그렇게 죽지 않아야 했다”고 말했다.
 판탈레오 경관은 이날 앞서 “누군가를 해치는 것은 절대로 나의 의도가 아니었다”며 “나와 가족은 가너와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그들이 나의 애도를 받아주기를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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