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단오(端午)는 오월의 첫째 말날(午日)을 말한다. 음력 5월의 다른 이름이 오월(午月)이다. 기수(奇數:홀수)의 달과 날이 같은 수로 겹치는 것을 중요시한 데서 5월 5일을 명절로 하였다. 3월 3일, 7월 7일, 9월 9일을 특별한 명절로 여겨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오를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신(神)의 날’이란 뜻을 지닌 수릿날이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중오(重五) 또는 단양(端陽)이라 한다. 양의 기운이 최고조에 이른 때란 의미다.
옛날부터 5월은 비가 많은 계절로 접어드는 시기다. 습한 기운 때문에 질병이 유행하기 쉽다. 때문에 여러 가지 액(厄)을 제거해야 하는 나쁜 달로 보았던 듯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방조치로서 여러 가지 미신적인 풍습을 만들어 행하여 왔다. 중국의 옛 풍속을 전하는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단오에는 약초를 캐고, 재액을 예방하기 위하여 쑥으로 만든 인형·호랑이를 문에 걸었으며, 창포주·웅황주(雄黃酒)라는 약주를 마셨다’고 했다.
내일(20일)은 단오. 옛사람들은 이날 ‘단오비음’이라 하여 나쁜 귀신을 쫓는다는 뜻에서 창포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얼굴도 씻었다. 또 단옷날 정오(正午)에 목욕을 하면 병이 없이 한 여름을 잘 넘긴다 하여 단오물맞이를 하고 모래찜질을 하기도 했다. 중동에서 느닷없이 날아든 메르스 사태에 뒤덮여 온 국민이 불안한 가운데 맞이한 오월 단오다. 옛사람들의 믿음처럼 한낮에 목욕을 하고 따끈하게 모래찜질이라도 한번 해야 할거나. 장마가 지면 메르스도 숙질 거라 하니 비가 많은 계절의 들머리 단오를 맞는 마음도 각별하다. 지겨운 이 유행병, 어서 지나가기만을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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