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태고를 지닌 밀림 안에는 아가위 돌배나무/ 머루 칡넝쿨 마구 우거져 / 노루 멧돼지 비벼대며 지나고 // 은밀히 피었다 지는 꽃과 풀섶에는 / 나비와 버레가 밤낮 울어 대는 벌레와 / 더불어 한가롭다// 고개를 넘어 시내를 / 지나도 탐욕처럼/ 무성한 숲 억만 가지 곤충과 화초와 / 짐승을 지닌 울창한 숲이여// 그러나 어쩌랴 한 거풀 벗기면 돌과 / 흙뿐이러니 ….” <이인석 / 숲에서>
‘세상의 나무’(돌베개)라는 책에 실린 화가 요제프 보이스의 얘기 한 토막을 간추려 본다. 그는 1982년 ‘도시행정 대신 도시의 산림화’라는 구호를 내걸고 카셀 도쿠멘타 미술제에 참가했다. 미술제 개막에 맞춰 광장에 참나무 한 그루를 심은 뒤 그 주변에 현무암 7000개를 쌓았다. 다음 미술제까지 참나무 7000그루를 심고 나무마다 현무암 하나 씩을 옆에 놓아 거대한 작품을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4년 뒤 죽을 때까지 참나무를 비롯해 피나무,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플라타너스에 이르기까지 그는 5500그루를 심었다. 7000번째 나무는 5년 뒤 열린 미술제에서 그의 아들이 심었다고 한다.
경북도청이 옮겨갈 신도시에 ‘천년 숲’이 조성됐다. 9만2562㎡에 88종 25만5000여 그루를 심었다. ‘신도청과 새 천년을 함께할 숲’을 조성하는 데 100억원이 들었다. 이 천년숲은 숲속 동물과 산새들이 쉽게 먹이를 구할 있도록 열매 맺는 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생태계가 꾸려진 것이다. 관계자의 말마따나 “사람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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