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대한남아다”
  • 김용언
“나도 대한남아다”
  • 김용언
  • 승인 20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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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병무청은 군 면제 자격을 포기하고 현역으로 자원입대한 병사들의 군 생활 수기 모음집인 ‘대한사람 대한으로 2015’를 지난달 31일 발간했다. ‘평발’로 징집면제 대상인데도 발을 고쳐 입대하고, 외국 영주권이 있는 데도 동생이랑 한날한시 입대한 얘기같은 감동을 주는 내용이 수두룩하게 실려 있다.
 질병치유 병사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최성원 상병은 평발이라 군 면제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 상병은 발을 수술까지 해가면서 입대해 운전병으로 복무 중이다. 최 상병은 수기에서 “대한민국 남자들은 모두 군대에 간다. 나도 대한민국 남자다. 한번 사는 인생 군대 한번은 다녀오자란 각오로 입대했다”며 “입대를 앞둔 후배들에게 ‘겁먹지 마라. 너희도 할 수 있다. 건강한 신체를 가진 건 엄청난 행운’이라 말하고 싶다”고 썼다.
 영주권 병사 부문에선 이우현 상병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외국 영주권이 있지만 동생 이도현 상병과 같은 날 입대해 복무 중이다. 수기에서 그는 “진정한 한국인의 의미를 일깨워 준 국방 의무에 감사하며 군 입대는 누구에게나 이륙인 동시에 착륙이므로 두려워 말고 지원하라”고 썼다. 병무청은 이런 내용이 담기 수기집을 2000부 제작해 재외공관과 대학도서관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멀쩡한 어깨를 탈골시키고, 생이빨을 뽑는 연예인과는 질이 다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지뢰도발 직후 전방부대 곳곳에서 ‘전역연기’를 신청한 사병들이 87명(육군86·해병대 1명)이다. 실전이 벌어지면 죽을지도 모를 전방에 남겠다고 자원한 것이다. 같은 시기 20~30대 예비군들 사이에 “전쟁이 나면 전방으로 달려가겠다”는 글이 답지 했다. 철없이 인터넷에 매달려 괴담과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사이코패스 젊은이들과는 품성부터가 다르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는 증거는 더 있다. 국민안전처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만19세 이상 성인 1000명(일반 국민)과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2015 국민 안보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놀라운 반응이 나왔다. 남자 대학생 74.6%가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참전하겠다’고 응답했다. 뿐만 아니라 여대생 37.1%도 참전에 준하는 전쟁 지원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국가가 차량이나 물자를 동원할 경우 협조하겠다고 응답한 남학생은 84.3%에 해당했으며, 77.4%의 여학생도 협조할 뜻을 밝혔다.

 대학생들과 함께 20대 전체의 참전의지도 높게 나타났다. ‘전쟁 발생 시 참전하겠느냐’는 질문에 20대는 78.9%가 참전 의사를 밝혔고, 30대는 72.1%, 40대는 84.4%, 50대 이상은 91.1%가 참전하겠다고 답했다. 30대가 가장 낮고, 20대는 30대보다 높다.
 30대나 20대나 경제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다. 지금 당장 청년실업으로 고통을 겪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20대의 전쟁 참전 의지가 30대에 비해 높은 것은 20대가 북한의 도발을 직접 목도하고 자랐기 때문이다. 20대는 초등학교부터 2002년 연평해전에서 우리 해군 장병들이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숨져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 마찬가지다.
 특히 영화 ‘연평해전’은 20대의 애국심(愛國心)에 불을 질렀다. 어린 학생이었을 때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과 싸우다 전사한지도 모른채 월드컵에 함몰된 자신들을 자책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 연평해전 관객 가운데 20대의 비중이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영화 ‘연평해전’ 주 관객층은 중년층이 아니라 20대(35%)와 30대(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맥스무비 예매 관객 설문조사에 의하면 영화 ‘연평해전’ 관객의 정치 성향은 보수가 2위(15%)에 그쳤고, 중도가 81%에 이르렀다. ‘보수 꼴통’들만 열광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간 것이다.
 많은 관객이 ‘연평해전’이 실화를 다룬 영화라서 극장을 찾았다고 답했다(43%). 76%의 관객들이 영화를 보기 전 혹은 후에 2002년 실제 제2차 연평해전 사건을 검색했다고 밝혔다. 약 300만명의 젊은이들이 영화의 영향을 받아 제2차 연평해전 사건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는 나름의 수고를 한 것이다.
 철없이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것으로만 보였던 우리의 20대가 우리나라 애국심의 핵으로 떠올랐다. 20대의 안보의식과 체제 수호 의지가 대한민국 제2 융성(隆盛)의 동력이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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