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태극기와 세월호 천막 중 뭐가 더 중요?
  • 김용언
박원순 시장, 태극기와 세월호 천막 중 뭐가 더 중요?
  • 김용언
  • 승인 201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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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계획대로라면 광복 70주년인 올해 광복절에 대한민국의 한복판 ‘광화문’에 대형 태극기가 펄럭였어야 했다. 국가보훈처와 서울시가 올 광복절까지 광화문광장에 태극기를 게양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지난 6월 체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복절이 지난지 한 달 반이 지나도록 광화문에는 태극기가 없다. 서울시 반대 때문이다.
 보훈처는 업무협약에 따라 게양대 높이를 45.815m로 정해 서울시에 제안했다. 그러나 서울시 열린광장심의위원회는 시민의 보행 편의를 위해 광장은 비어 있어야 한다고 결론 내려 광화문광장 태극기는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서울시는 연말까지만 태극기를 게양하는 조건으로, 그것도 광화문광장 아닌 인근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 내년 8월까지 게양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보훈처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광화문광장에 국기를 상시적으로 설치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쯤되면 국민이 어느 쪽 편을 들까?
 광화문광장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가 무산 위기를 맞자 애국단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광화문 광장을 불법 점거하고 있는 세월호 불법 농성장은 감싸고돌면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 게양을 방해하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비난이다.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국장은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국민에게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으면 당장 세월호 불법 천막부터 철거시켜야 한다”고 흥분했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도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화문광장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사건은 반역행위나 다름없다”며 “이 사건 때문에라도 상징적으로 광화문광장에 반드시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설치해 농성장으로 이용하는 천막 13개 동이 들어서 있다. 작년 7월 14일 세월호 천막이 설치됐을 때는 1개가 들어섰으나 서울시가 같은해 8월 서울시민 세금으로 13개를 설치해줘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서울시 조례상 광화문 세월호 천막은 명백한 불법이다.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사용 및 관리 조례’는 “서울시장은 서울시민들이 평화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시민의 건전한 여가 선용과 문화활동 등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사실상 정치적 집회나 시위를 금한 것이다. 진보 좌파단체가 세월호 천막과 광화문 광장에서 정치적 집회를 개회하면서 ‘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이를 호도한 것도 이 규정 때문이다.
 작년 7월 14일 세월호 유족들이 처음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쳤을 때 서울시 백모 주무관(6급)은 현장을 방문해 “광장은 시민들이 즐기는 장소”라며 “텐트를 치면 안된다”고 경고한 사실도 있다. 그러자 유가족과 좌파단체가 이 공무원에게 행패를 부렸다. 서울시는 이 일이 있은 직후 백 주무관은 “유족들과 마찰을 일으킨 것은 바람직한 공직자 태도가 아니다”며 대기발령을 내렸다. 일종의 ‘징계’다. 담당 공무원이 적법한 활동을 했는데도 서울시는 세월호 유족의 눈치를 봐가며 공무원을 문책했다.
 서울시의 광화문 세월호 천막  옹호가 도를 넘자 보수단체가 박 시장과 서울시 담당 공무원들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으로 고발했다. 경찰이 담당 공무원을 조사하자 박 시장은 “차라리 나를 소환하라”고 끝까지 세월호 천막을 챙겼다.
 지금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해야할 일은 세월호 천막이 아니라 ‘광화문 태극기’다. 보훈처와 ‘올 광복절까지 광화문광장에 태극기를 게양한다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도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태극기 게양을 못하게 막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더구나 광화문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곳이다. 광화문 광장아닌, 광장에서 50m나 떨어진 한쪽에 태극기를 게양한다면 모양도 좋지 않고 게양 효과도 충분히 거두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박 시장이 세월호 천막을 온몸으로 보호하면서 태극기 게양에 재를 뿌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박 시장에게 세월호 천막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면 국민에게는 광화문 태극기가 더 중요하다. 박 시장은 10월 3일 개천절에는 광화문광장에서 태극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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