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토종 농작물이 사라진다
  • 이희원기자
지구 온난화… 토종 농작물이 사라진다
  • 이희원기자
  • 승인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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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사 대구서 경기·강원까지 북상

▲ 지구 온난화로 인해 토종 농작물이 사라져 가고 있다. 사과, 포도, 배, 복숭아와 같은 새콤달콤한 과일들을 계속해서 맛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기를 시행하자.
[경북도민일보 = 이희원/윤대열기자]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재배되고 있는 과수를 비롯한 농작물 재배에 일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바다 또한 같은 상황이다. 동해안 해역에 오징어가 급감하고 서해에 오징어떼가 회유하고 있다.
 특히 열대 어종이 동해안을 비롯한 연안 해역마다 서식하고 있다.
 농작물 재배와 관련, 농촌진흥청의 시뮬레이션 결과, 앞으로 80여년 뒤인 2100년께에는 우리나라 사과 재배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냉지 무·배추, 겨울 감자, 쌀보리, 사과, 복숭아, 감귤, 녹차 등의 한계 재배지는 이미 북상한지 오래다. 1985년 이전 제주지역에서만 생산된 월동배추, 겨울 감자는 남부 해안지방에서도 대량 재배되고 있다.
 주산지 대구엔 사과가 사라진지 오래다. 청송,영양, 상주, 안동 등지 경북 북부권으로 재배지가 확 바뀌었다. 경기도 파주·포천·연천 등 경기북부지역에서도 사과가 대량 재배되는 추세다. 복숭아는 동해(凍害) 가능성이 줄면서 경북에서 경기·강원까지, 감귤은 제주에서 거제·고흥·나주까지, 녹차는 보성·하동에서 강원 고성까지 한계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
 쌀보리 역시 충청 이남에서 경기 중부지역으로 바뀌었다. 따뜻한 지형의 마을 농사는 전국 어느 곳에서나 재배가 가능해졌다.
 고랭지 재배는 일대 변화가 생겼다. 2010년 7449㏊였던 강원도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은 2020년 4516㏊, 2050년 256㏊으로 급감했다.
 이같은 추세면 2090년에는 강원도에선 고랭지 배추가 사라질 전망이다. 기후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때문에 ‘사과는 대구’, ‘감귤은 제주’, ‘고랭지 배추는 강원도’와 같은 주산단지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작물품종 개발에 비상이다. 2013년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를 이용해 우리 농업환경에 맞는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개발했다.
 이 예측지도는 현재 재배되는 품종과 재배양식 등의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기후가 변화하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대표 ‘6대 과일’인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단감, 감귤에 대해 2010년대부터 209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재배지 변동을 상세하게 예측한 것이다.
 예측 지도에 따르면 총재배 가능지(재배 적지+재배 가능지) 면적이 사과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배와 복숭아, 포도는 21세기 중반까지 소폭 증가하다가 줄어든다. 단감과 감귤만 계속 재배 가능지가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구체적인 재배 가능 면적 예측치를 보면 사과는 과거 30년의 재배면적과 비교해 앞으로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가 모두 급감해 21세기 말에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과거 30년간 총재배 가능지는 국토 면적의 68.7%였으나 2020년대에는 절반가량인 36%로 떨어진다. 2030년대에는 27.5%, 2040년대에는 15.3%, 2050년대에는 10.5%, 2060년대에는 6.3%, 2070년대에는 3%, 2080년대에는 1.7%, 2090년대에는 0.9%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배는 2040년대까지 총재배 가능지 면적이 증가하다가 2050년대부터 감소하고, 고품질 과실 재배가 가능한 재배 적지는 2040년대부터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또 복숭아는 2050년대까지 총재배 가능지 면적이 과거 30년간 평균 면적 대비 소폭 증가하지만, 이후에는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포도는 총재배지 면적이 2050년대까지 완만히 증가하나 이후 급격히 감소하며, 특히 고품질 재배가 가능한 재배 적지는 2020년대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북부인 강원도 포도생산은 급증하나 한동안 포도 주산지였던 경북의 재배면적은 매우 감소한다.
 그러나 단감은 고품질 재배 가능 적지 면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총재배 가능지 면적이 증가하고 재배 한계선이 올라가면서 산간지역을 제외한 중부내륙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감귤 역시 총재배 가능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재배한계선이 제주도에서 남해안과 강원도 해안지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결론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사과, 포도, 배, 복숭아 등은 급감하고 단감과 감귤은 흔해진다는 얘기다.
 농촌진흥청 농작물 재배 관계자 김천환 기획실장은 “기온이 1도 오르면 재배 적지는 80㎞가량 북상하고 고도 상으로는 150m 상승한다”며 “지구 온난화로 아열대 작물 재배는 증가하고 토종 작물은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후 변화에 따른 농작물 재배지 및 생산량의 변화는 인간의 삶과 국가 경제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감귤과 같이 총재배 가능지가 증가하면 작물의 실제 재배면적이 증가할 개연성이 높으므로 생산 증가에 따른 수출, 가공품 개발 등의 소비 확산이 필요하다.
 반면, 고품질 과실 생산이 가능한 재배 적지가 줄어들면 고온 하에서 고품질 과실을 생산할 수 있는 품종 및 재배법 개발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는 것이다.
 문경환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온난화에 따라 이들 과수의 재배지역이 바뀌거나 면적이 변하는 것은 물론 작기가 빨라지고 고온에서 착색이 용이한 품종으로 재배시스템의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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