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예던길 형형색색 단풍 따뜻이 길손 반겨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은 ‘산행’이라는 시에서 ‘서리 맞은 단풍이 이월 봄꽃보다 더 붉다(霜葉紅於二月花)’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벼운 걸음으로 봄꽃보다 예쁜 단풍길을 걷는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단풍이 만들어낸 색색의 터널이 일렁인다. 바람에 바스락대는 단풍잎의 소리는 그 자체로 음악이다.
올해는 특히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 큰 날씨가 이어져 선명한 색의 단풍이 만발, 장관을 이뤘다.
가을 단풍이 물들면 용이 승천한다는 별바위가 자리한 주왕산. 이곳에는 주말동안 6만여명에 달하는 탐방객이 찾았다.
희방사 주변의 단풍이 절경인 소백산에도 주말동안 3만여명이 몰렸으며 대구 팔공산과 비슬산에도 수천명이 찾아 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했다.
경주 남산을 비롯해 보문단지 일대는 연인, 친구와 함께 흘러가는 가을을 잡기 위해 많은 나들이객들이 찾았다.
도산서원과 농암종택을 지나 단천교까지 이르는 한국판 철학자의 길 ‘퇴계 예던길’에도 단풍이 물들어 장관을 이뤘다. 퇴계 이황 선생의 선비정신과 함께 늦 가을의 쓸쓸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 길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만추(晩秋), 흩날리는 바람에 괜스레 마음이 쓸쓸해진다. 한 세월의 고단함이 베인 듯, 찬란함 슬픔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단풍을 찾아 여행을 떠나본다. 우리네 인생도 단풍처럼, 곡절 많은 인생사에 한없이 흔들린다. 단풍의 고단함에 비춰, 우리를 위로한다. 곁에 있는 사람과 손 마주 잡고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한편 단풍놀이 등 나들이 행렬이 이어지면서 주말 경북고속도와 중부내륙고속도로 등 도내 도로마다 곳곳이 단풍관광 차량들로 정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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