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 연예부 수습기자의 극한분투기!
정장에 하이힐 차림이 기자란 직업과 어울리지 않듯 그런 복장의 도라희는 처음하는 취재에 허둥댄다. 수습이지만 바로 현장에 투입돼 하는 일마다 사고를 친다.
말끝마다 욕설을 달며 고함치듯 말하는 ‘하재관 부장’(정재영)은 그런 도라희를 봐주지 않는다.
“관둘 거면 지금 얘기해. 대기자는 넘쳐나니까”
도라희 수습기자의 예상치 못한 엉뚱한 언행과 이를 꾸짖는 하 부장의 차진 욕이 ‘앙상블’을 이뤄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을 넘어가면서 자못 진지해진다. 언론의 실태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갈등이 본격화돼서다.
한편에서는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구조조정 카드를 꺼낸다. 이는 무가지인 스포츠동명이 언젠가 마주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에서는 거대 기획사의 모략과 이를 들춰내려는 언론간의 갈등이 또 다른 축을 이룬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사실을 덮으려는 세력과 이를 어떻게든 세상에 알리려는 기자간의 대립은 언론의 존재론적 숙명이다.
영화는 극 초반의 웃음기를 다소 빼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게 언론의 역할을 묻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사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
결론은 저널리즘 정의의 승리도, 그렇다고 패배주의도 아닌 그 중간이다. 신파와 사실주의 사이의 ‘안전한 줄타기’를 한 셈이다.
배우들의 맛깔 난 연기를 보는 것도 이 영화가 주는 재미 중 하나다.
최근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보여줬던 귀여우면서도 능청스럽던 박보영의 연기를 이 영화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소위 ‘영혼 탈곡기’ 하 부장 역의 정재영은 정기훈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염두에 뒀다고 말할 정도로 딱 하 부장의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한다.
경영진과 기자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어디인지 불쌍한 모습을 보이는 ‘오국장’ 역의 오달수, 상사에게 혼나고 후배에게 치이는 도라희 사수 ‘한선우’ 역의 배성우 등의 연기도 일품이다.
박보영은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촬영하면서 기자란 직업이 이런 고충이 있구나, 기자가 쓰는 내용이 쓰고 싶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데스크가 그렇게하라고 해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연합
15세 이상 관람가. 106분.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