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지붕은 집의 위를 덮는 뚜껑이다. 사전의 뜻풀이는 간단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덮어서는 안 된다. 나름대로 많은 기술과 연구가 필요하다. 용마루(지붕갓머리), 지붕마루, 지붕보 같은 것들이 모두 그렇다. 타향살이에 지친 몸을 이끌고 고향 어귀에 들어서면 고향집 지붕이 먼저 보이지 않겠는가. “으스름 달빛이 지붕갓머리에 어렴풋이 비치고 흙벽틈에 뚫린 들창문에도 달빛이 엿보아든다.” <이기영/고향>
안동·예천에 새로 지은 경북도청사를 보면 한옥식 기와지붕이 먼저 눈길을 잡는다. 요즘 관광상품으로도 한몫본다는 소식이다. 여기엔 그 지붕의 공로도 있을 게다. 그런가 하면 지붕 관리를 잘못해 ‘코피’를 쏟은 경우도 있다.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사고다. 2014년 2월에 돌발한 대형사고였다. 지붕에 쌓인 폭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지붕의 구조가 대형참사를 자초했다. 지붕의 구조는 이렇게 중요하다.
의심과 불신은 어떤 사태를 그르치는 뿌리와도 같다. 구약성경을 보면 인류의 비극은 불신과 의심에서부터 시작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사악한 뱀이 하와로 하여금 신(神)의 말씀을 의심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믿음을 잃은 결과는 낙원 추방이었다. 결국 고생을 사서 하게 된 꼴이다. 이번 아파트 지붕 공사비 소송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알 수 없지만 관심이 남는다. 아파트 시대에 이와 비슷한 시비가 곳곳에서 일어날 소지가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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