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서 인기 오르는 무소속 안철수
  • 한동윤
호남에서 인기 오르는 무소속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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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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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신장개업’을 선언했다.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새정치’를 내걸고 ‘정권교체’를 위한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이다. 그의 곁에는 새정련을 탈당한 문병호·유성엽·황주홍·김동철 등 4명의 의원이 배석했다.
 안 의원의 ‘신당’은 반 새누리당-비 새정련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국민 행복시대’를 약속했지만 약속을 지켰는가” “대기업과 부자는 조금 더 성공하고 좀 더 행복해졌지만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지난 두 정권에서 더 힘들어졌다. 모든 지역, 모든 세대 대부분의 계층이 더 어려워졌다”고 비판한 것은 새누리당을 향한 공격이다.
 이어 “새정치연합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미 국민들이 낡은 정치를 바꿔달라고 저희들에게 요구했고, 저는 혁신을 거부한 세력과의 통합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한 것은 문재인 대표와 새정련에 대한 발길질이다.
 새누리당과 새정련을 동시에 공격한 안 의원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17일 발표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김무성(19.3%)>문재인(14.9%)> 안철수(14.0%) 순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따돌리고 3위를 차지한 것이다. 안 의원은 한때 4위, 5위로 밀렸었다.

 안 의원 인기는 특히 호남에서 폭발적이다. 호남은 안철수(28.5%)>박원순(16.9%)>김무성·문재인(15%) 순이다. 새정련을 탈당한 황주홍 의원은 전북지역 모 매체 여론조사를 인용, “새누리(13.4%)<새정련(23%)<안철수 신당(43%) 순으로 안철수 신당에 대한 호남의 지지가 수직상승 중”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호남의 사위’(안 의원 부인이 전남출신) 답다.
 안 의원의 호남에 대한 집착도 만만치 않다. 그는 지난 17일 광주를 방문해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시민네트워크 ‘무등’ 창립식에서 ‘호남 차별’을 거론하며 “한(恨)을 가지고 계신 분들, 반드시 풀겠다는 약속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예전에 KTX를 타고 오면 더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부산까지 2시간 반, 광주 3시간 반 걸렸지 않나. 그래서 이 시간차이 만큼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인사차별, 출신만으로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것, 경제적으로 관심 받지 못하는 것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를 입에 달고 사는 안 의원이 호남에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부산’ 출신 안 의원으로서는 ‘안방’인 부산에 ‘호남’을 덧붙이면 대권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음직 하다.
 그의 호남 집착을 부추기는 세력도 있다. 천정배·박주선 의원이다. 두 사람은 진작에 새정련을 탈당하고 ‘호남신당’ 간판을 내걸었다. 그들은 연일 안 의원을 향해 “손잡자”고 추파를 던진다. 안 의원도 이들, 호남과의 연대를 암시했다. 내년 총선 목표가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야권의 외연 확장과 통합, 연대가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역사상 야당은 독자 집권한 적이 없고 항상 연대를 통해 집권했다. 직전 대선에서도 제가 문재인 대표와 연대해 박빙의 승부까지 갔다. 야권은 혼자서 집권하지 못한다. 집권을 위해서는 야권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게 그의 야권연대론이다. 그러면서도 문재인의 새정련과는 “혁신을 거부한 세력과의 통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의 신당이 성공할지는 호남 출신들이 얼마나 새정련을 탈당하고 합류할지에 달려 있다. 20명 이상이 손을 잡아야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고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측근인 송호창 의원조차 동반탈당을 거부한 마당이다. 호남 아닌 중부권 또는 수도권에서는 이탈자자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호남 탈당파들만 모이면 이 역시 제2의 호남당이 되고 말 것이다.
 ‘안철수 멘토’였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안 의원에 대한 평가는 “안 의원이 악수(惡手)를 둔다”는 것이다. 그는 “안 의원이 왜 이런 소동을 일으키는지 모르겠다”며 “(안 의원이 추구하는) 중도 신당은 말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신기루”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과거의 안철수 현상과 지금의 안철수라는 인물은 구분해야 한다. 안 의원이 정치권으로 온 뒤 내놓은 결과물이 아무것도 없다”며 안 의원의 확장성을 일축했다. 4년 전 일개 의사였던 안철수가 불쑥 서울시장선거에 출마한다면서 시작된 ‘안철수의 대권행보’를 다시 봐야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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