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의 새정치, 국회서 출발해야
  • 한동윤
安의 새정치, 국회서 출발해야
  • 한동윤
  • 승인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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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안철수가 달라졌다”는 소리가 들린다. “새정치” 구호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구체적인 플랜을 내놓지 않고, 중요한 결단의 순간엔 뒤로 물러서며 ‘철수 정치’ ‘간철수’(간보는 안철수)라는 꼬리표가 붙은 그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문재인 대표와 결별을 선언한 뒤부터 달라졌다는 것이다.
 ‘헤어스타일’부터 달라졌다. 2대8 가르마는 그대로지만 앞머리를 짧게 치고 기름을 발라 붙였다. 이마가 도드라져 보이면서 단호한 인상이다. 아줌마 같던 말씨도 많이 사라졌다. 새정련을 향해 “평생 야당만 하기로 작정한 정당” “냄비 속 개구리”라고 몰아 붙였다. “새누리당이 200석 이상 가져가는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다”고 입심도 부렸다.
 ‘돈 씀씀이’도 전보다 커졌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는 마포의 창당실무준비단 사무실 1년치 보증금과 임대료 등 2억5000만원을 자비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무실은 기자석만 100석 규모다. 총선 이후는 물론 대선까지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안 의원은 총선 뒤 몇 개 층을 더 얻어 당사 규모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교섭단체를 구성해 국가보조금 88억원이 나오기 전까지 창당 초기 투자비용을 자신이  조달하겠다는 뜻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 창당을 선언한 뒤 안 의원과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반면  김무성·문재인 등 여야 유력 대선주자와 새누리당·새정련 지지율은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내년 총선 정당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은 전주 대비 0.4%p 하락한 37.8%, 새정치민주연합은 3.8%p 하락한 21.9%, ‘안철수 신당’은 3.2%p 상승한 19.5%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의 격차는 2.4%p에 불과하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도 1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7.6%)와 2위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16.6%)는 각각 2.7%p와 2.5%p 하락했으나 안 의원(16.3%)은 2.8%p 상승했다. 문 대표에 불과 0.3%p 뒤졌고, 김 대표도 1.3%p 차로 추격했다.

 안 의원의 독자노선으로 여야가 모두 타격을 받았지만 특히 새정련과 문재인 대표는 그 중상(重傷) 이상이다. 안 의원을 따라 나선 광주·전남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호남 기반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3년 전 대선에서 90% 몰표를 보내준 호남이 문 대표에게 완전히 등을 돌린 모양새다.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야당 대권후보는 상상하기 어렵다. 문 대표가 ‘친노’를 보호하려다 자신의 미래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격이다.
 마침내  문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즉각 부인했지만 문 대표가 대표 자리에 눌러앉기는 어렵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본인은 물론 ‘친노’의 앞날까지 예측할 수 없는 처지로 몰려가는 셈이다. 이 역시 안철수의 파괴력으로 볼 수 있다.
 안 의원은 새정련 탈당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물쭈물, 좌고우면하던 모습이 바뀐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다. 그러나 ‘안철수’는 새정련 탈당 후 현재 이상의 확장성이 보이지 않는다. 주변에 몰려드는 현역 의원들은 새정련 호남출신이다.
 또 “미래의 희망이 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안 의원에게서 제2의 IMF 위기설이 나올 정도의 경제상황에 대한 걱정이나 비전이 구체적이지 않다.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탈이념과 민생주의, 양당구조 탈피를 선언하고 새정치 실현을 위한 집중토론을 가졌지만 ‘세(勢)불리기’의 연장선상이라는 인상이 짙다.
 안철수의 새정치는 새정련과 문재인, ‘친노’와의 차별성에서 출발한다. 안 의원의 상대는 새정련이 아니다. 안 의원은 당장 국회로 돌아와 경제살리기와 노동개혁, 테러방지, 북한 인권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 그게 새정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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